2010/01/01

오랜만에 다시본 마이클 만의 히트

이 영화 어렸을때 처음 봤을땐 그저 우왕 드니로 졸라 멋있다~ 엔딩도 뭔진 모르겠지만 개감동 흑흑~ 하면서 봤었는데 이제와서 다시보니 멋있기는 개뿔~ 엄청 웃긴영화였다. 요약하자면 두 덕후의 덕력 대결이랄까.

오로지 최고의 덕력을 위해 그외의 모든것을 포기한 범죄덕후와 수사덕후의 대결...
어렸을땐 닐과 빈센트가 카페에서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까 너무 웃기다.

빈센트 : 니가 덕후냐? 나도 덕후다.
닐 : 너 이색히 덕후 주제에 결혼이 왠말이냐. 모름지기 덕후라면 속세와는 연을 끊어야 하는법. 니 가족들이 너땜에얼마나 괴로울지 안봐도 뻔하다. 최소한 나는 너보단 양심적이라능...
빈센트 : 낄낄... 이색히... 그럼 너는 마법사냐?
닐 : (움찔;;) 훗~ 이래뵈도 난 섹파가 있다능...;; (바로 얼마 전에 만났다곤 말못해)
빈센트 : 이색히... 그럼 너 덕력을 위해선 그 여자도 버릴수 있냐?
닐 : 훗~ 진짜 덕후는 덕심이 가슴에서 열기를 내뿜기 시작할때 30초안에 버릴수 없는건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능.
빈센트 : 너 이색히 두고보자. 누가 최고의 덕후인지 알려주마.

이런 내용이었다.
근데 진짜 웃기는건 닐이 저 30초 룰을 무슨 약장수마냥 걸핏하면 떠벌여대는데 정작 그 상황이 닥쳤을때는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다는거. -_-;
복수 두번과 여자 이 3개중 하나만 버렸어도 이기는 게임을 지 말과는 다르게 단 한개도 버리지 못해서 빈센트에게 패배하고 만다.
그리고 마지막 대면...

빈센트 : 훗~ 내가 이겼군. 역시 최고의 덕후는 나다. 인정하겠나?
닐 : 낄낄~ 그래 내가 졌다. 하지만 난 이제 덕후짓도 질렸다능. 다시 덕후 시절로 돌아가지 않겠다능. 너혼자 덕후짓 열심히 해라. 꼴까닥.
빈센트 : 후...후훗... 내가 이겼다구...이...씨발...내가 이겼는데...ㅠㅠ 야! 이색히야! 날 두고 가지마! ㅠㅠ 난 이제 누구랑 놀라고~~~ 돌아와 이 덕후색히야~~~ ㅠㅠ

어렸을땐 뭔가를 다른사람보다 특별하게 잘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해 보이고 대단해 보였는데 이제는 그게 다른걸 포기했기 때문에 얻은거라는걸 잘 안다. 그래서 이젠 그런 사람을 보면 저걸 하기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들였으며 얼마나 많은것을 포기했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것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댓글 2개:

  1. "다시 돌아가지 않아"는 죽음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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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익명 / 표면적으로는 붙잡여서 감옥에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죠. 근데 이거는 일종의 반어법이잖아요. 실제로는 상대의 승리를 인정하는거죠. 그래서 빈센트도 '장난해 시발롬아?' 라고 대꾸한게 아니고 'yeah' 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마지막 대사가 니가 이겼으니까 나는 이제 링에서 내려간다 뭐 그런 의미로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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