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스토커: 체르노빌의 그림자 (S.T.A.L.K.E.R.: Shadow of Chernobyl)

발매년: 2007
제작사: GSC Game World
유통사: THQ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Master



1인칭 슈팅을 주제로 하는 게임의 역사는 배틀존같은 개방된 공간을 다루는 게임에서 시작해 둠처럼 폐쇄된 공간으로 나아갔다가 현재는 다시 파크라이처럼 개방된 공간으로 되돌아오는 사이클을 거치는중인듯 하다. 스토커:체르노빌의 그림자(이하 스토커)는 게임시장에서 변방이라고 할수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게임이지만 이 흐름을 주도한 선구적 게임중 하나라고 할수있다.

스토커 월드의 기본 설정은 70년대 구소련에서 발간된 Roadside Picnic이라는 단편 SF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주에서 떨어진 아티팩트에 의해 환경이 변한 지역에서 스토커라고 불리는 보물사냥꾼들이 활동하는 내용의 이 소설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에 의해 영화화 되기도 했는데 이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내용상 유사성이 화제가 되어 미래를 예견한 작품처럼 취급받기도 했다. 이 게임은 바로 그 지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원작소설의 설정에다가 체르노빌 사고를 결합하여 SF와 현실이 융합된 독특한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배경상 일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라고도 할수 있는데 서유럽이나 미국에서 만들어진 기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보여지는 비주얼과는 상당히 다른, 뭔가 동유럽스럽다고 밖에 표현할수 없는 특이한 느낌의 비주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완전히 오리지날은 아니고 영화 스토커에서 상당부분 아이디어를 얻어 구현해낸것 같다. 안개낀 숲의 축축한 음산함이나 듬성듬성한 폐허의 고요함, 심지어 벽지가 뜯겨져 나간 형태부터 지하던전의 콘크리트 질감까지 영화속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굳이 제목을 영화와 똑같이 '스토커'로 한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다가 좀더 자극적인 공포감을 위해 80년대 싸구려 B급 호러무비가 연상되는 연출과 괴물 디자인이 더해지고 던전에서의 강한 대비의 그림자와 끝장나는 3D 사운드 효과로 인해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 됐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란 영화가 아닌이상 이런 개쩌는 분위기도 게임플레이가 형편없다면 빛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스토커는 과연 게임플레이가 뛰어난 비주얼을 배반하지 않은 드문 예중에 하나라고 할만한가?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게임 시스템에 의하면 FPS와 RPG의 혼합처럼 보인다. 현대 FPS의 발전적인 요소들 -좌우 기울이기, 가늠자모드, 헤드샷, 탄종, 탄도학, 똑똑한 AI등- 과 전통적인 RPG 요소들 -NPC와 대화, 인벤토리, 상점, 퀘스트, 자원관리, 팩션, 맵탐색등- 이 모두 들어있다. 이것만 봐도 이 게임이 무척 욕심이 많은 게임이라는걸 알수 있는데 이런경우 대부분은 어느것 하나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되다만 요리처럼 끝나고 만다. 스토커도 결코 제대로 된 요리라고 할수는 없다. 게임플레이 요소의 전체적 조화를 보자면 총체적 난국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특히 RPG요소들이 거의 유명무실한 수준인데 퀘스트는 NPC가 할일을 직접 알려주는 심부름 수준이며 전체 퀘스트구조도 서브와 메인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어 서로 겉돌고 있고 순차적인 일직선 구조라 진행에 있어 플레이어의 전체적인 조망이나 추론같은게 필요하지도 않다.서브퀘스트는 자동생성된 퀘스트마냥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퀘스트 자체의 재미가 아니라 보상을 위해서 하게 되는데 메인퀘스트 라인만으로도 특별히 자원이 부족한 일이 없으므로 존재가치가 없다고 할수 있다.

대화는 적대적이지 않은 모든 NPC와 가능함에도 주요인물들 몇명을 제외하면 게임 진행상 의미있는 대화는 별로 오고가지 않는다. 식량 개념이 존재하지만 식량이 남아돌기 때문에 인벤토리 무게를 차지하고 가끔씩 음식 아이콘을 클릭해준다는 의미 외에는 없다. 팩션은 여러개 있는듯 하지만 팩션과의 관계가 스토리와는 일절 영향이 없으며 기껏해야 물건 가격이 낮아지는 정도의 사소한 반응만이 존재한다. 그나마 중반쯤 가서 대립하는 팩션 둘중에 하나를 고를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하다. 기껏 만들어놓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보물찾기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이 역시 자원이 모자랄일이 없기 때문에 초반을 제외하고는 필요성이 없다.

시스템적으로 있을게 다 있다보니 초반에는 RPG로서도 상당히 기대하게 되지만 진행하면 할수록 그냥 시스템만 존재할 뿐이지 그걸로 제대로된 뭔가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다는걸 알게된다. 그럼에도 게임이 늘어지지 않고 제법 단단한 텐션을 유지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FPS요소의 충실함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첫번째 퀘스트인 구출미션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FPS의 텐션에 강한 인상을 받게된다. 야지에서의 전투는 대부분 앞뒤가 없는 열린 공간에서 벌어지는데 적들의 AI는 우회, 포위 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므로 플레이어는 사격술만이 아니라 공간을 생각하면서 전술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탄약은 아주 부족하지는 않고 생각없이 쏴대다간 부족해진다는 느낌이라 탄약관리 또한 염두해야 한다. 무기는 총덕이라도 나름 만족할만한 배리에이션을 갖추고 있으며 대부분은 실제 총기이지만 가우스라이플같은 허구의 총기도 등장한다.

특히 인벤토리의 제법 제한된 무게제한 덕분에 다양한 무기들과 보호구와 탄약과 아티팩트와 치료아이템들 중에서 최적 구성을 고민하게 만들며 탄약을 제외한 물자 밸런스가 완전히 망가졌음에도 오로지 인벤토리의 무게제한 하나 때문에 게임 끝까지 긴장감이 유지된다. 내구도 시스템이 존재해서 좋은 무기라도 계속 사용하고 싶으면 여러정을 소유해야 하는데  인벤토리 공간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것이다. 게다가 적들이 총기를 사용하는 인간만 나오는게 아니라 각종 초능력과 근접공격을 사용하는 괴물. 아니 괴물이! 이자식 외계생물이! 나를 주길라그래! 어우! 이자식. 무서운놈...들이 등장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꽤 다양한 종류가!

아무리 AI가 뛰어나다고 해봐야 수십시간동안 같은 놈들을 죽이고 있으면 결국 패턴은 드러나게 되어있고 익숙해지면 지루해질수밖에 없는것이다. 현대 수많은 FPS들의 문제점중 한가지는 과거의 FPS에 비해 적들의 종류가 너무나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헤일로부터 시작된 이 적종의 축소는 이제 거의 당연하게 인식되는듯 하다. 아무도 지적하질 않으니 말이다. 둠같은 고전FPS로부터 AI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차라리 AI가 단순하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적들로 구성되는 다양한 패턴의 공격방식이 전체 흐름에서는 플레이어를 훨씬 덜 지루하게 만든다.

스토커의 매력은 바로 이런 지루할틈 없는 다양성에서 나온다. 인간과의 싸움에서 지루해질만 하면 독특한 공격을 하는 무서운 괴물이 가끔씩 튀어나와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야지에서의 전투가 익숙해질만 하면 던전으로 보내 좁은 공간에서 코너 하나하나가 긴장되는 실내 택티컬FPS의 느낌을 준다. 레벨디자인도 천차만별이다. 비선형 구조, 일직선 구조, 시간제한, 수직구조 활용등 FPS가 보여줄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레벨디자인을 선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슈팅파트에서도 장점만 있는것은 아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게임 후반에 등장하는 G36K로, 스펙이 너무 좋기 때문에 다른 총기를 사용할 이유를 완전히 없애버린다. 파괴력도 굉장하지 원거리도 커버하지 집탄성도 우수하지 구하기도 쉽지 G36K는 만능총기입니다. 여러분 인벤토리에 G36K를 넣읍시다. 라고 환청이 들리는것 같다. G36K때문에 후반은 총기의 선택을 고민하는 일이 별로 없게 된다.

또한 적의 위치를 보여주는 레이다가 존재하는것도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다. 크로스헤어는 끌수 있으면서 왜 이걸 끌수는 없냔말이다. 3인칭 게임도 아니고 무슨 카운터 스트라이크처럼 멀티플레이로 데이타링크가 필요한것도 아닌데 이런 쓸데없는 사기, 치트 시스템이 必要韓紙? 사운드 효과가 죽여주기 때문에 발소리 만으로도 가까운거리에서는 대략 적의 위치를 알수 있는데 왜!왜!왜! 거 머 때문에 이러능! 그외에 적들 리스폰 타임도 간격이 지나치게 빠른 문제와 어노말리가 육안관측이 너무 쉬워서 함정으로서의 역할을 잘 못한다는걸 지적하고싶다.

스토커는 RPG요소와 FPS요소가 잘 결합된 게임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망한RPG요소가 잘된FPS요소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형편없는 서브퀘스트는 안하면 그만이며 진행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일직선 퀘스트구조는 플레이어를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하게 하지만 최소한 슈팅의 리듬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퀘스트마커가 존재하지만 PDA와 GPS라는 설정으로 거슬리지 않게 잘 무마했다.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이끌어가지 못하는 문제는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해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다. 메인퀘스트가 그냥 PDA에서 목표요약 읽고 마커 따라가는걸로도 해결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데 엔딩에서 이 구조가 완전히 전복되어 버린다.

NPC와 꼼꼼히 대화를 하고 PDA를 읽으면서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가진 플레이어는 마지막의 -삐- 에 속지않고 스토리의 의문이 밝혀지는 진엔딩 루트로 가게 되지만 그냥 스토리 무시하고 달려온 플레이어는 십중팔구 그것이 당연히 엔딩인줄 알고 -삐- 를 하게 된다. 웃기는건 이 배드엔딩 루트가 플레이어의 행위 전체의 누적에 대한 결과로서 멀티엔딩으로 나오게 된다는것이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배드엔딩을 보게된 이유를 자신의 행위의 결과라고 착각하게 되며 진엔딩을 보기 위해 다른 행동패턴으로 다시 엔딩을 봐도 또다시 다른종류의 배드엔딩을 보게되는 무시무시한 순환함정에 빠지게 된다. 일견 스토리가 게임과 상관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 스토리를 무시했을 경우에는 엄청난 댓가를 치루게 되는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스토리가 게임에서 분리되지 않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엔딩으로 이런 장난을 치는 게임은 처음 봤는데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스토리를 게임과 결합시켜 줬다는게 참 기뻤다. 마치 "이 게임 진지하게 안한 놈들에게는 진엔딩 안보여줘!" 라고 말하는듯했다. 게이머를 실력, 의지 상관없이 무조건 엔딩보여줘야하는 '고객'으로 대접하는 요즘 게임들에 비하면 게이머를 게이머로 존중해주는 제작자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러나 스토리 자체는 끔찍하다. 떡밥만 뿌려대다가 갑자기 엔딩에서 뜬금포가 터지며 한방에 모든걸 설명하는, 사실상 플롯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형편없는 수준이다. 설정은 재밌는데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고 할까...

전체적으로 제작진들의 욕심이 과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넘어가 통제불능이 된듯한 인상이 강한 게임이다. 그럼에도 게임플레이의 핵심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게임이 끝날때까지 신선함과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몇 안되는 현대(?)FPS 중에 하나라고 할수 있다. 특히 게임의 설정이 현실세계와 허구세계가 절묘하게 뒤섞인것처럼 게임플레이도 아케이드와 리얼리티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고있다. 아케이드식 인스턴트 흥분과 리얼리티 강조의 현실감이 서로 장점만 결합된듯한 슈팅 메카닉을 보여주는 FPS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또한 현대FPS에서 사라졌던 공간활용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도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다. FPS가 탄생부터 던전RPG의 영향을 받았다면 퀘스트RPG의 영향을 받지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는가? FPS가 던전RPG의 영향을 버려야 한다면 그 대체재로써 퀘스트RPG를 선택하는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사실 너무 늦은 시도라는 생각도 든다. FPS가 하프라이프 일변도로 바뀌지만 않았으면 적어도 2000년대 초반쯤에는 이런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래도 늦게나마 이런 시도가 나왔다는게 다행이고 연장선상에 있는 파크라이같은 FPS를 보면 앞으로 한동안 FPS의 미래는 퀘스트RPG와 결합된 오픈월드 FPS가 책임지지 않을까 싶다.



평가 ★★★☆☆


댓글 30개:

  1. 게임의 배경설정과 그 원작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알게 됬습니다. 또 엔딩과 스토리 관계에 대한 분석도 신선했습니다.

    이 게임의 최고 장점이라면, 저는 일직선적인 스토리 구조를 오픈월드에 넣었으면서도 난이도 조절이 매우 잘 되었다는 거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적이 등장하고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는 단계가 매우 치밀하죠. 때문에 막판에 G36이랑 외골격아머가 지나치게 강한데, 또 적들도 그 수준이기 때문에 밸런스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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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로운 아이템과 새로운 적, 등장 스토커의 숙련 수준 등으로 레벨스케일링 없이, 이질감이 전혀 없이 적절하게 난이도 조절을 이뤄낸 것 같습니다.. 만일 메인 스토리만 따라 전진만 한다면, 정말 이질감이 전혀 없었을텐데... 아쉽게도 서브 퀘스트들 덕분에 다시 이전 맵으로 돌아오다보면 진행 중 긴장감이 빠질 때가 많았지요.

      G36이 강하다곤 하지만 무기는 나름 자기 스타일에 따라서 골라서 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차례 하다보니 저는 AK-74를 마지막 맵까지 계속 써봤는데 근거리에서는 여전히 쓸만하더군요. SOC에서는 G36을 구해본 적이 없는데 적들 털어서 나온 As-Val이나 SIG가 있으면 진행에 무리는 없었습니다. 특히 As-val이 기본 소음총이기에 살금살금 털기에는 최고죠.

      무기보다는 방어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외골격 또는 SEVA, 블라트 정도가 아니면 체르노빌에서 정말 돌기 쉽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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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히려 일직선 구조라서 난이도조절이 비교적 수월했겠죠. 저도 g36이 난이도 밸런스를 깨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표시되는 스펙을 보면 다른 무기를 고를 이유가 없어져버리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후반에 다른 무기 쓰면 그냥 기분상 손해보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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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 G36보다는 S4 Thunder인가, 그 듀티들이 들고 다니는게 더 맘에 들더군요. 어썰트 라이플들 중에선 독보적인 대미지라 9X39 AP 탄알들 가지고 쏘면 다 녹아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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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거 초반에 울프에게 퀘스트 받기전에 시도르비치가 아~~~~~주 가끔씩 5.45버젼 팝니다 ㅋㅋㅋㅋㅋ
      얻고나면 만약 수리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해도 될정도로 좋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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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인적으로 메드킷의 성능이 너무 좋은게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만 하면 체력을 바로바로 올려주는게 전투의 긴장감을 상당히 많이 깎아먹었죠. 거기다 마음만 먹으면 수십개씩 가지고 다닐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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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스터로 하시면 그냥 한방에 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메드킷 아무리 달고 다녀도 긴장감이 그리 떨어지신 않으실 것 같습니다. 또 모드 중에는 체력을 천천히 증가시켜주는 모드도 있고 무게를 조정해놨기에 바닐라에서 가볍게 느껴지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플레이할 수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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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게제한 때문에 메드킷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 그만큼 화력을 포기해야 하죠. 전반적으로 그런면이 좋았습니다. 자원관리를 통해서 플레이 스타일을 얼마든지 바꿀수 있으니까요. 사실 난이도는 더 어려운 모드가 있었어도 좋았을거 같아요. 저는 마스터난이도가 그냥 노말 난이도 정도로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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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토커가 개발 자체는 2001년 부터 하고 있었다 하더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DbGlgbw9J18
    2003년 트레일러인데 완성된 버전보다 기능도 많아보이고 그래픽 차이도 별로 없어보이네요.
    몇년 더 일찍 나왔으면 지금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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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www.ign.com/articles/2003/03/07/gdc-2003-stalker-oblivion-lost?page=2
      2003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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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픽은 좀 더 빨리 나왔으면 아마 꽤 많은 호응을 받았을 법하죠.
      다만 예전 빌드버젼을 찾아서 해보시면 아시게 되실텐데 그래픽은 비슷하지만 이전과 발매 버젼의 플레이 느낌은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서 하이퍼 FPS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블리비언 로스트나 기타 모드를 깔다보면 예전 데이터를 재수록하여 플레이를 하게 만든 것들이 있기에 한번 찾아서 해보셔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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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완성본을 봐도 개발에 우여곡절이 많았을거라는게 충분히 짐작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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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재 참 재밌게 플레이중인 작품입니다.SoC중인데 가장 완성된 스토커라 불리는 CoP는 어떨지 또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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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드디어 스토커 리뷰를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저에게는 이 블로그를 알게 되게 한 계기가 된 게임이자 영영 빠져나올 수 없는 마력과 같은 게임이기에 껍질인간님의 리뷰를 꼭 보고 싶었습니다.

    스토커의 매력이라면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보기 힘든 특유의 테이스트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발생한 사고를 가지고 우크라이나 태생의 사람들이 만든 게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 인터뷰를 보니 제작자들 대부분이 체르노빌 사건을 어린시절의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이 많았고 걔중에는 프리피얏 출신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체르노빌 사건은 공공연한 언급이 금기된 키워드였고 그럼에도 드나드는 스토커들, 다시 돌아가서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른 일반 우크라이나 사람들로써는 금지된 존의 영역이자 미지의 호기심이 넘치는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작자들은 어릴적부터 체르노빌에 대한 공포감과 함께 환상을 키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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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토리는 별게 없지만 최소한 뭣도 모르고 게임에 빠져들게 할만한 정당화는 제공했다고 봅니다. 실존 폐허나 장소를 적절히 재구성해 만든 배경부터 나름 설정된 가상의 역사는 실제와 비교하면서, 다른 사실들을 찾아볼수록 흥미로은 부분이 많고 더욱 빠져들게 만듭니다.

      여전히 금지된 공간이기에 당연히 세계인들의 호기심도 많은 곳인데 그곳을 배경으로 해서 만들었으니 폐허 덕후들이라든가 흔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질린 이들이 혹할만한 게임 소재를, 영화 상의 공상적 부분과 결합하여 제공한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 같습니다.

      결국 스토커로 인해서 존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여 (콜옵4도 약간의 영향을 미쳤지만) 프리피야트는 여행객들에게 공개가 되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단으로 존을 출입하는 10대-20대 청소년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무단 출입 처벌법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현실(체르노빌 사건)과 미디어(원작소설과 영화)로부터 탄생한 게임이 다시 실제 현실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 우리 생각보다 파급력이 큰 게임이란 판단입니다.

      물론 퀘스트 RPG로써는 혹평 받아 마땅한 게임이고, 그나마 COP에서 진보한 부분조차 RPG로써는 모자라지만 전체적인 면을 고려할 때 현대 FPS에서 스토커만한 게임이 드물다고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초명작으로 남을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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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리즈가 갈수록 조금씩 발전하는게 눈에 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때문에 정식 넘버링 스토커2가 취소된게 정말 뼈아픕니다. 흐규구구규ㅠㅠ

      특히 쏘련 테이스트가 정말 인상깊었죠. 베데스다에서 스토커 차기작을 만든다던 루머가 돌았는데, 게임 자체가 망겜이 되는건 둘째치고 양키들이 로스께 테이스트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건 옵시디언 인엑사일에 난다긴다 하는 괴수도 못따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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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역색이 굉장히 강한 게임이죠. 개인적으로는 옛날부터 동구권 게임들에 호감이 많았습니다.ㅋㅋ 2000년대 들어서도 노골적인 상업성에서 벗어나서 게임다운 게임이 나올거라고 기대한데는 동구권 뿐이었구요. 앞으로도 동구권의 역사와 문화를 잘 살려낸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는 마지막에 C의식이나 누스피어같은게 미친듯이 뜬금없어서 플레이어를 허탈하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중간중간 복선이나 암시를 넣어놨어야 했는데 그런게 전혀 없었죠. 게다가 비선형 구조도 아니고 일직선 진행이니 이런문제가 더 두드러져 보이구요. 저도 동기부여는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설정은 참 좋았어요. 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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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특히 이 게임의 날씨는 제가 직접 동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있어서 확실합니다. 분위기가 딱 저렇습니다. 정말로요.

    늘 우중충해서 보드카로 위세척을 괜히 하는 동네가 아니거든요;

    정말 게임에서도 '아니? 정말 내가 러시아의 초원 한복판에 떨어졌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고요.

    그래도 게임개발자들이 너무 의욕적이어서 개발중 반려된 기획도 얼마나 많았을지 절로 짐작이 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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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동유럽 가본적도 없는데 그냥 딱 봐도 분위기가 동유럽스럽더라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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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웨이스트랜드2[베타] 에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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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미완성게임은 플레이안해요. 기대작이면 더더욱 베타버전을 기피하죠. 뭐하러 스스로 신선함을 떨어뜨리고 스포일러를 당하려고 하겠습니까. 처음 잡았을때의 두근거리는 기대감도 재미중의 하나인데 그걸 망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픽이 어느정도 되는지 확인하려고 잠깐 돌려본게 다라서 현재 게임 상태가 어떤지는 전혀 모릅니다. 다만 시간개념이 없는거 같은데 그점은 매우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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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후속작과 비교하면 특이했던게 보스전이란게 존재 했다는 거죠 ㅋㅋㅋㅋ
    후속작들을 보면 CS는 [스포일러]는 보스라기 보다는 목표물 같은 느낌이고
    COP는 레이드 뛰는 느낌밖에 없던데 반해서 SOC는 어두 침침한 공간에서 미지의 적과 싸운다는 느낌을 잘 줬지요.
    선형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긴 하지만요.
    무기도 선형적으로 진행하면서 딱히 무기나 갑옷을 살 필요가 없을 정도죠.
    좀만 진행하면 속사형 AK얻고 이걸로 싸우다보면 좋은거 얻고 그러고나면 사기총 얻고 뭐...
    그런데 딱히 그게 나쁘진 않았죠. 하프라이프보단 디자인은 떨어질지언정 맵 이동의 자유가 존재 하니까요.
    다만 아쉬운건 퀘스트가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고정적이라는거;; 거의 노가다를 해야 할수 있는것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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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조아라에 이 게임 팬픽이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됬는데,fps가 쥐약이면 못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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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답글 보고 가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는 부분도 있다가도... 너무 유치해져서 안보게 되더군요.
      그래도 많은 분량을 다 써낸게 대단하더군요.
      FPS가 쥐약이시면 쉬운 난이도로 하면 됩니다. 저도 처음엔 이지 모드로 했었어요.
      꼭 해보시길! 진심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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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팬픽 쓰시는 분이 진지하게 쓰시는건 다른 작품이라 그런듯해요 ㅋ.
      그건 대항해시대 팬픽이라고 봐야되지만.
      이지모드는 할만하다면 기회가 나면 해봐야겠네요.요즘은 하스스톤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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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차세대fps의 미래를 보여주었던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제작사가 망해버렸다고 들은거 같네요. 밤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서 걷다보면 날이 밝아와 쏘여지는 햇살에 눈이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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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다크 소울 시리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껍질인간 님의 의견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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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서브퀘스트 부분에 대해서 정말 공감가네요! 정말 매력적이고 10번이나 넘게 클리어할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이지만 이 게임의 서브퀘스트는 재미없고, 단순반복적입니다. 정말 흔한 MMORPG의 퀘스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까? 차라리 자원 보급을 목표로 한다면 괜찮을지 몰라도 ZONE은 발에 차일정도로 많은 화기와 물자들이 굴러다니는 곳입니다(적어도 게임플레이 내에서는) 게다가 정말 한정된 무게(60kg이었나?)와 특정 방어구를 착용하지 않은 이상 무게를 늘리는게 불가능한, 무게제한이 게임플레이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어차피 가지고 다닐수 있는 자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어 그리 많은 자원은 필요로 하지 않는 게임이죠. 재미도 없고, 자원 보급이라는 동기부여도 안되는 서브퀘스트는 결국 손이 안가게 되죠... 아 물론 SOC 한정입니다. 아직 클리어 스카이와 콜 오브 프리피야트는 해보질 못해서요... 빨리 해봐야 하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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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콜옵프리피야트가 부가퀘스트의 허접함을 해결하려고 했던 작품이죠. 거의 모든 퀘스트들이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핵심 퀘스트 일부를 빼면 안해도 스토리 진행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부가퀘스트들을 가치있게 만들었다는 거죠. 화기와 물자들이 남아도는 것이 여전히 마찬가지기는 하지만요... 게임이 쉽다면 모드를 살짝 덧붙여서 해보시는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COP의 미져리 모드는 기본 제공 아이템 조차 다 뺏아가버린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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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이 개발사 다시 살아나서 차기작 개발중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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