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4

껍질인간 잘못읽기 (2부)

RPG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명확하게 하고싶은 것은 내 블로그의 포스팅은 리뷰와 그 외의 글들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원래는 리뷰가 중심이 되는 블로그를 만드려는게 목적이었고 사실 지금도 의도만은 그렇다.-_-; 리뷰는 하드코어(이 단어를 별로 안좋아하지만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한다)PC게이머의 관점에서 가능한한 객관적으로 쓰는것을 목표로 하고있지만 그만큼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피곤한 일이 되었기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리뷰 외의 글에서는 필터없이 마음껏 내 생각과 감정을 표출하는 편이다. 몇몇 카테고리명이 '헛소리'나 '설레발'처럼 경박스러운것도 글에 대한 책임을 약간이나마 피하고 싶은 무의식의 발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리뷰외의 글에서는 '내가 원하는 방향'이 거침없이 표출된다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따라서 6부작 '3대 RPG는 죽었는가'에서 보여지는 태도가 실제 RPG를 리뷰하는 기준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3대 RPG는 죽었는가'는 CRPG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가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정리이며 관점이지 게임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의 도그마는 결코 아니다.

진짜다.

'3대RPG는 죽었는가'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은데, 초반에 TRPG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CRPG의 시작이 D&D로부터 출발한것이라는걸 설명하기 위함이지 CRPG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 TRPG의 모방이라거나 무조건 TRPG가 짱!이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위저드리는 D&D의 모방이라기 보다는 PC게임적 재해석인 셈이며 울티마의 역사는 어떻게든 TRPG로부터 독립하려는 시도였다. TRPG와 최대한 닮으려는 방향이 웨이스트랜드인데 본인은 이 3대 RPG중에 가장 낮은 위치에 두는것이 바로 웨이스트랜드이다. 3대RPG의 특징으로 던전,퀘스트,룰을 들지만 룰은 그야말로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꼽사리일뿐 CRPG의 핵심으로는 언제나 던전과 퀘스트를 최우선으로 꼽기 때문이다. 단어의 의미만 봐도 던전과 퀘스트는 그 자체로 게임이 되지만 룰은 룰일뿐 그것만으로 게임이 될수는 없다.

CRPG의 던전과 퀘스트도 TRPG의 그것에서 개념만 넘어왔을뿐 구현방식은 굉장히 다른식으로 발전했다. TRPG가 기준이었으면 실시간 진행의 울티마 언더월드를 던전RPG의 이정표로 제시하거나 정해진 순서없이 완전히 오픈된 탐험으로 진행되는 울티마를 퀘스트RPG의 탄생으로 소개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TRPG의 디테일을 가지고 내 CRPG에 대한 관점을 비판하는것은 번지수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나는 어디까지나 CRPG가 발전해온 역사속에서 CRPG를 판단할 뿐이다. TRPG의 큰 영향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지 CRPG의 전체나 이상이 아니다. 그래서 CRPG라는 단어조차 별로 탐탁해 하지 않는다. 장르명으로서 RPG보다는 어드벤쳐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도 이미 여러번 했다.

발더스 게이트에 대한 얘기도 CRPG의 발전 선상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축소시킨 게임이 CRPG의 적통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전의 방향성이 급격하게 사라진 상황에 대한 한탄과 원망과 분노의 표출이지 '그 죄로' 발게이가 후진 게임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나는 발게이가 드래곤 에이지보다는 더 나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퀘스트를 평가하는 관점은 단일퀘스트의 질보다 각각의 퀘스트들이 모여서 이루는 전체 구조의 얽힘이 얼마나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언제나 전체가 부분보다 중요하다는 철학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드래곤 에이지의 개별 퀘스트가 발게이의 그것보다 뛰어날지는 몰라도 전체 구조에서는 발게이보다도 더 선형적이고 일방적이기 때문에 형편없는 퀘스트가 되는 것이다.

RPG에서 비선형 진행을 강조하는것도 이런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스토리의 대체 분기가 얼마나 많은가가 중요하다는 얘길 하는게 아니다. 비선형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적은 바로 플레이어가 전체 진행에서 얼마나 자율적인 판단을 하고 실행할수 있느냐이다. 스토리 분기가 전혀 없더라도 그것을 게임이 나서서 일방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주입하는게 아니라 플레이어 스스로 찾아 나서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스토리가 게임의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드래곤 에이지는 자잘한 스토리 분기가 상당히 많지만 전체 흐름에서는 플레이어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고 강제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스토리 분기가 전혀없는 마왕잡는 초단순 스토리의 쌍팔년도 RPG보다도 플레이어가 주체적인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토리가 좋은지 안좋은지, 비선형인지 선형인지 이런건 사실 부차적인 문제이다. 본질은 게임이란 플레이어가 직접 플레이하는것이고 그것이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다른 미디어와 구분짓는 핵심적인 특징이므로 플레이어의 자율적 판단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 것이지 게임이 플레이어를 조종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CRPG나 어드벤쳐는 스토리라는 비(非)게임적이고 장기적 특성을 가진 분야에서도 이런걸 시도했기에 이전의 게임들과는 다른 정체성을 얻은 것이며 전반적인 게임의 관점에서 발전적인 시도라는 것이고 일본RPG를 비롯한 현대RPG들은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새로운 요소조차 없으니 게임적 퇴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근거없이 특정 시기의 맘에 드는 게임들을 기준으로 잡은게 아니라 그 특정 시기의 게임들에서 게임의 개념이 발전은 커녕 오히려 퇴보했으므로 '현재까지는' 그 시기가 기준이 될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후로 그때보다 더 발전된 게임들이 나온다면 기준이 그쪽으로 옮겨가게 되는건 당연하다. 그래서 2000년이 넘어서 나왔던 데이어스 엑스2를 3대 RPG의 틀을 넘어선 4번째 RPG로 꼽았던 것이다. 내가 특정 시기의 게임들에만 사로잡혀 있었다면 결코 일어날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개념의 시도가 다른 게임들에도 널리 퍼지긴 커녕 조롱을 받고 잊혀졌으니 어찌 비관적이지 않을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CRPG라는 장르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불과하다. 리뷰를 쓸때도 장르의 몇가지 특징을 마치 수학공식인냥 기계적으로 대입할만큼 내가 단순하고 멍청한 인간은 아니다. 그럴거면 애초에 리뷰를 쓸 이유도 없다. 그냥 공식만 써놓으면 될것이다. 장르란 비슷한 게임들이 쌓여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이지 게임 이전에 장르가 먼저 존재하는게 아니다. 또한 거기에는 언제나 회색지대가 있기 마련이라 정확하고 기계적으로 장르를 구분하려는 시도는 바보같은 짓이다.

내가 리뷰에서 게임을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보면 두가지이다. 깊이와 새로움. 어느 하나라도 만족한다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게임의 장르가 무엇인지는 별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자꾸 리뷰에서 장르에 대해 언급하는것은 깊이와 새로움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이전의 시도들과의 상대적인 비교가 필요한데 이전의 시도가 쌓인것이 장르이기 때문이다. FPS라면 슈팅뿐만이 아니라 공간의 게임적 활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하는게 아니라 이미 그런 시도가 있었으니 그것이 없다면 슈팅만으로도 전에 없는 깊이와 새로움을 가질만큼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게임이 FPS인가 아닌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게임이 FPS적인 요소가 있다면 FPS의 역사가 이뤄왔던 한계와 비교하는것이고 RPG적인 요소가 있다면 RPG가 해낸것들과 비교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내 리뷰에서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많은걸 넣은 심심한 게임보다 한가지가 특출난 게임이 더 평가가 높다. 데이어스 엑스1편이 바로 전자에 해당하는 예이고 데이어스 엑스2편이 후자에 해당하는 예라고 볼수있다. 발더스 게이트도 이전의 RPG들이 이뤄온 역사에 비하면 뭐 하나 새로운 요소가 없는데 깊이도 딸리니 RPG를 대표할수 있는 게임도 아니고 뛰어난 게임도 아니라는 것이다.

깊이와 새로움은 아무나 만들어낼수 있는게 아니다. 깊이를 만들어 내려면 그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며 이런것은 한순간에 쌓을수 있는게 아니다. 오랜시간의 시행착오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만이 해낼수 있다. 새로움은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라서 천재성까지 겸비한 아주 예외적인 사람만이 만들어낼수 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돈을 벌기위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보다 더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게임들이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시디롬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80년대~90년대 초반 PC게임들에 향수를 느끼는 이유도 그때 게임들이 깊이와 새로움을 활화산처럼 뿜어냈기 때문이다. 요즘 대자본 게임들은 그때에 비해 깊이도 없고 새로움도 없다. 오로지 진입장벽 낮추기밖에 없다. 그것을 위해 이전의 게임들이 이루어 놓은 유산까지 남김없이 희생하고 있다. 그런데 그당시 PC게임이 폭발적으로 깊이와 새로움을 선보일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콘솔시장에서 금기시하던 진입장벽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게임이란 접하기 쉬운것, 단순한것, 직관적인것, 감각적인것, 어린아이도 쉽게 플레이 할수 있는것이라는 지배이념을 산산히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리미터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리뷰에서 진입장벽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PC게이머에게 진입장벽을 넘는것은 온전히 게이머의 책임이지 개발자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발자에게 진입장벽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어느 한도 이상의 새로움과 깊이는 만들어내지 말라는 족쇄나 다름없다. 게임에 별 기대가 없는 일반인이라면 진입장벽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큰 기준이 될지 모르겠지만 '게이머'에게 게임이란 진입장벽을 넘은 시점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게임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그러니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모든것을 집중하는 현대 게임들은 게이머를 위한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내 리뷰는 철저하게 게이머를 위한 것이다.

나는 그당시 게임들이 현대의 그래픽으로 그대로 다시 되살아나는걸 원하는게 아니다. 그당시의 리미터가 해제된 그 '분위기'가 돌아오기를 원하는 것이다. 돈내는 소비자에 맞춰서 게임을 제한하는게 아니라 순수하게 게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임을 만들어 내던 개발자들, 그런 개발자에게 더욱더 한계를 밀어붙이라고 강요하고 타협을 인정하지 않던 게이머들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간때우기로 이쯤이면 뭐 나름 괜찮네... 게임회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는 현대의 게이머들의 게임에 대한 미적지근한 기대치를 보고있자면 참담한 심정이 든다. 내가 알던 PC게임은 그런게 아니었다. 잊을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다른 미디어로는 결코 대체될수 없는 강렬한 몰입을 선사하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충분한, 한 인간의 뛰어난 창조성이 발휘된 개성적인 '작품'이었다. 나는 게임에 그런 시절이 존재했다는걸 알리고 싶다. 그걸 접하고 현대 게이머들이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길 바란다. 그래서 현재의 게임판이 뭔가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되어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

이게 교조주의 인가? 오히려 무조건적으로 현재를 긍정하고 과거에 대한 역사인식 없이 비판을 거부하는것이 심각한 교조주의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게임 커뮤니티 전반에서 현대 게임이 과거에 비해 무조건 뛰어나며 게임은 항상 발전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항상 목격해왔다. 거기에 대고 그게 아니니 예전 게임도 한번 해보고 직접 느끼라고 아무리 얘길해봤자 아무도 내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리뷰를 개인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게임의 역사를 근거로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로 쓰게 될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내 말을 특이한 개인의 개소리로 치부할수 없도록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재미'는 리뷰의 주체가 될수 없다. 왜냐면 내가 재미를 말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용될수 없는 특이한 개인의 재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나도 게임은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게임으로부터 얻는 자신만의 경험과 흥분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폄하는 커녕 무엇보다도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개인적인 체험이다. 미디어의 특성상 어떤 미디어 보다도 개인적이다. 그 개인적인 체험은 아무도 함부로 평가할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누가 거기다 대고 온갖 쌍욕과 비난을 한다고 해도 그것에 흡집을 낼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그것이 어떤 객관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 리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내 말에 공감해주는것보다 내가 권하는 게임을 한번 해보는게 나에게는 더 큰 기쁨이다.

댓글 42개:

  1. 2부 잘 보았습니다.

    피드백을 쓰려면 여러번 읽고 곰씹어야겠네요. ㅎㅎ

    다만 다음 몇가지 게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짤막하게라도 말이죠.

    1. 검과 마법과 학원물 (영문명 : Class of Heroes)
    2. 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
    3. 위저드 앤 워리어즈 vs 위저드리8
    4. X-Com Enemy Unknown (리부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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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휴먼 레볼루션은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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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 안해봤고 어떤 게임인지도 모르겠네요.-_-;;
      2. 곧 플레이 해보고 리뷰도 쓸 예정입니다. 초반 잠깐 해본 느낌은 자동회복 빼고는 괜찮은 느낌이더군요.
      3. W&W와 위저드리8 모두 아주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내적으로는 상당히 대조적인게임이기도 하죠. W&W는 던전이 굉장히 개성있고 뛰어난 반면 전투가 너무 싱겁고 위저드리8은 반대로 전투는 뛰어난데 던전이 좀 존재감이 딸린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W&W를 위저드리8보다 훨씬 좋아합니다.
      4. 이것도 데모만 해보고 아직 안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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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확실히 위저드리8은 던전은 좀 작은건 아닌가 싶더군요. 던전RPG의 대명사인데비해 던전보다는 필드 탐험이 주가되는 게임인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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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번 같은 경우는 이전 포스팅에 있던 껍질인간님의 답글에서 상당히 싫어하는 게임이 될 듯 하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의외의 반응이시네요. 아직 플레이 해보지 않으신 듯 하니 게임과 관련된 자세한 얘기는 적진 않겠습니다만 조만간 껍질인간님의 리뷰가 나올 듯하니 정말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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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멋대로 시점바뀌는거랑 컷신난무는 미친듯이 싫긴 하지만 그게 게임의 핵심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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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익명을 죽입시다. 익명은 나의 원수.2013년 3월 28일 오후 11:46

      휴먼레볼루션 보스전이 외주 맡긴거라서 그런지 무조건 전투만을 강요합니다. 그래서 보스전이 많이 까였는데,그뒤 개발사가 공식적으로 보스전에 대해 사과했고 위유로 발매될 예정인 디렉터스컷에선 밸런스,적AI와 함께 개선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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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래 두고 쓰신 글이신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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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굉장히 뻘쭘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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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토해낸 맛이 없어서 때려맞춰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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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제 예전처럼 열받아서 쓰는 글은 별로 없을거 같아요. 좋은 게임들이 앞으로 많이 나올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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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교조주의' 쪽에 대해 잠시 원인만 짚고 넘어가자면, 다른 것과 비교해보자면 현대 미술과 그 전의 작품들, 근대 이후의 문학과 그 이전의 문학을 나누는 기준은 수백년을 걸친 역사속에서 쌓아져 온 거고 거기에 다른 이론을 주창한다해도 기존 작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긍정하고 연대를 조금 수정한다든지 하는 수준이죠. 좀 쉽게 풀자면 학자, 혹은 비평가들마다 가장 중요하게 꼽는 '고전'의 리스트와 개인 주관에 따라 작품들의 중요도가 갈라질 지언정 그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에요.

    근데 PC게임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고전'의 이름을 붙일만한 게임들(주인장이 좋아하는 웨이스트랜드라던지)은 물리적으로는 실존하지만 현대 대중들이 '체감'하는 고전들은 존재하지가 않아요. 게임 자체가 아직 너무 새로운 방식이기도 하거니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인 플랫폼의 제한 때문이지요.

    간단하게 소설이야 고대 그리스 희곡 대본이라고 해도 내용만 복원해서 A4종이에 옮겨 쓴다고 그 감동이 죽는건 아니잖아요? 근데 게임은 그렇지가 않다 이거죠. 플랫폼에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고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까 막말 좀 하자면 게임 경력 자체가 길지도 않고 RPG라면 요즘 나오는 양산형 RPG에 익숙해진 라이트 유저에게 '울티마가 어쩌고.. 위저드리가 어쩌고..'하면 돌아오는 답은 '그래서?'밖에 없다는게 뻔할 뻔자라는 거죠. 껍질인간님도 한번 지적하셨던 PC게이머와 후기 게이머의 세대차이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한번 하셨던 말인데 이런 종류의 단절은 사실 훨씬 간격도 짧고 심각하게 벌어지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지금 콘솔게임에 입문해서 최신 콘솔을 산다음 게임을 즐기고 '아! 난 콘솔게임을 만들고 싶어!'라는 느낌을 받고 제작자의 꿈을 키워가는 지망생이 있다고 쳐요. 그런데 이 사람이 플레이스테이션 2 이하의 게임들은 평생 모르고 살아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거죠.(물론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말은 아닙니다만)

    이런 유저들이 늘어나는건 아주 당연한 현상이고 이걸 부정하지도 않아요. 다만 걱정스러운건 게임이라는 장르가 발전하려면(쉽게말해 뭘 만드는데 '이건 하프라이프에서 했으니 좀 신선하게 바꿔보자'같은 기본적인 발상이 떠오르려면) 일단 개발자와 유저들이 '게임의 역사'를 인식해야 하는데 이 게임사라는것이 일반적인 역사와는 다르게 일반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이 되어버렸다는 거죠. 지금 게이머들에게 다짜고짜 역사를 체험하라고 8비트짜리 게임기를 쥐어주고 그시절 게임을 해보라고 들이대는건 폭력에 가깝습니다.

    그럼 다른 대안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 대안중에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껍질인간님 블로그에서 하시는 활동들입니다. 제가 이 블로그 팬이 된 이유이기도 한데, 껍질인간님처럼 나름대로 그 역사라는 것을 체험하고 감상한 매니아들이 일반 유저 사이에 끼어들어서 '고전 게임들은 이러이러한 점이 멋있었고 이러이러한 혁신들이 이루어져 왔다'라는 식으로 역사와 유저들의 단절을 완화해서 나중엔 그 게임을 직접 해보는것까지는 안 바라더라도(물론 직접 해본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아 그래. 고전 게임중엔 이러이러한 게임들이 있었고 RPG는 이런식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카더라'수준의 인식을 가진 사람만 늘어나더라도 그때부터 게임에 있어서 역사는 실존하는 개념이 되고 게임이 발전해나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말이 조금 빙 돌았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현대가 무조건 과거보다 낫다' 혹은 '교조주의'라고 표현되는 경향의 가장 큰 원인은 신규 유저들이 과거의 게임과 물리적으로 단절되어있기 때문이고, 그 때문에 역사라는게 존재하지 못하니 당연히 신규 유저들은 자기가 해본 게임이 정의이고 자기 인식상에선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의 게임보다 낫다고 느끼게 된다는 거죠. 게임계에서 이런건 어찌보면 충분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P. S. : 그래서 요즘 네이버캐스트의 '게임대백과'를 보면서 일말의 희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 기획 자체는 서술은 지나치게 요약적이고 시선은 편향되어 있으며 팩트보다 감상에 너무 의존하는 등 깔거리가 넘쳐나지만 어쨌든 네이버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무기로 많은 대중들에게 '게임에는 역사가 존재한다'라는 약간의 인식이라도 생겨나고 있다는게 너무너무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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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 여기서 말한 교조주의는 본문에

      [오히려 무조건적으로 현재를 긍정하고 과거에 대한 역사인식 없이 비판을 거부하는것이 심각한 교조주의라고 생각한다] 라는 문장 속의 교조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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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영화관객에게 40~50년대 고전영화 보라고 들이대는것도 폭력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작품들이 제대로 소개되어 있으니 스스로 찾아서 보는 사람들도 많죠.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여기 오신 분들중에도 80년대 RPG를 처음으로 플레이 해보신 분들이 몇몇 있는데요 뭘. 물리적인 단절보다는 제대로 된 소개가 너무 부족하고 플레이 해보도록 자극도 못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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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게임할 수 있는 자유?라는 것에 대한 염원은 공감되네요.
    요즘들 어 나이가 들어선지 게임만 하면 조는 버릇이 생겼는데, 여기블로그읽으며
    좋은시간보냈습니다. 아케이넘도 틈날때 좀해보고있는데, 어렵네요. 영어가ㅋ
    전 발더스게이트 재밌게 했는데 ㅋ 역사적의미에서 큰 역할은 없을지라도
    게임자체는 정성이 들어있다고 느꼈어요. 재밌는게임있음 소개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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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글 잘 읽었습니다. 재미란 이름 아래 묶여있지만 싫은 서로 대립하는 욕구가 있다는게 느껴지네요.
    막상은 말씀하신 게임들보단 발더스나 폴아웃같은 요즘 게임만 했지만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요즘 게이머를 넘어 일반 사람에게도 공감갈만한 한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장르에 대해 낮은(혹은 그래픽이나 간접 체험같은 다른) 기대치를 지닌 사람이 높은 기대치(아님 다른)를 지닌 사람에게 안좋게 될 여지도 있다 것 같은거요. 말씀하신 코어게이머랑 라이트게이머는 아예 다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인데 같은 이름아래 묶여있으니 서로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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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싫은이 아니라 실은...인데 이거 어떻게 수정하는지를 모르겠네요. 아무튼 다른 악의없는 순수한 의견 표명혹은 방향 제시가 다른(그러나 틀리지는 않은) 욕구를 지닌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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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게임시장이 커졌다고 하는데 저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커지긴 커녕 죽은거나 마찬가지로 느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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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스타컨트롤 검색하다 우연히 블로그 이름이 특이해서 왔는데 보물을 찾은 기분이네요.글 재미있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잘 읽었습니다.
    전 94년생이라 발더스도 정말 우연한 기회에 접해봐서 거의 처음 보는 게임만 있네요.
    울티마4는 한번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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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스타컨트롤2와 스페이스 레인저에 대해 댓글을 단 분 감사합니다.덕분에 이런 좋은 글들을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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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ㅋㅋㅋ 그거 제가 쓴건데. 여기 온김에 그 두겜들 반드시 해보시길 바랍니닼. 아 원래 onesin이라는 아이디 쓰는데 요새 여기 댓글달때는 구글 계정 써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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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그게 님이였군요 감사합니다.그리고 스타 컨트롤은 다음에 한 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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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마트폰으로 있다길래 찾아봤더니 공짜군요.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대화가 반정도만 이해가 되네요.그래도 태양계 행성들 도는중인데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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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타 컨트롤 스맛폰 버젼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반드시 매뉴얼을 읽어야 합니다. 매뉴얼 안읽으면 정말 피보는 게임중 하나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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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런가요?하긴 처음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긴 했네요.그럼 한번 메뉴얼을 찾아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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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http://www.freegameempire.com/games/Star-Control-2/manual#_GAME_MANUAL PDF는 아니지만 스타 컨트롤 2 매뉴얼 여깄습니당. 근데 영어실력이 부족하시면 좀 힘드실듯. Resource 부분에서 홈월드랑 외계인 레이스 카테고리는 반드시 읽으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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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어찌어찌 진행하고있긴 한데 연료값이 생각보다 부담이네요.이제 기술은 다 받은거 같고..그런데 명왕성에 있던 외계인의 종족은 어찌된건가요?행성이 슬레이브실드로 막혀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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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 코르아 행성... 그건 나중에 아시게 될겁니다 ㅋㅎ. 일단 다른 곳부터 탐험하세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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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혹시 시간이 너무 흐르면 플레이에 지장이 온다던가 하는 것도 있나요?기술을 전부 배우긴 했는데 이젠 뭐 어딜가야할지 모르겠네요.umgah라는 종족은 비밀도 알려주고 하더니 절 공격하고 탐사선을 보내던 종족에게 자기파괴코드도 받아오긴 했는데 음..그리고 thradash?였나 하는 애들은 뭐 그냥 빨리안꺼지면 공격한다고하고 ㅠㅠ.
      그리고 vux에서 인간에게 호의적인 제독이 하는 부탁은 어딜가야 할 수 있나요.위치를 알 수가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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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는군요 ㅜㅜ. 다시 한번 해봐야 할텐데 요새 할게 많아서리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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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영어공부부터 하고 해야겠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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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예전에 잠시 들려서 읽었던 글 중에서 TRPG-CRPG-JRPG 관련으로 언급하신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잠시 관련 댓글을 쓰려고 들어왔는데, 이 글을 보고 좋은 글 봤다면서 그냥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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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안녕하세요.

    거의 날 새우다시피 하면서, 글 둘러보고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거의 시뮬레이션-전략 쪽을 주로 하는 유저였고, RPG쪽은 fallout2와 Darklands와 울티마온라인을 즐겨 했었습니다.

    요새는 게임들이 그래픽도 좋고, 용량도 큰데 왜 이리 재미가 없나..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정리가 되는군요.

    왜 대항해시대 1을 플레이하면서 공책에 세계지도를 그렸었는지, 대항해시대 2와 4보다 3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

    옛날의 추억까지 되살릴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PS: 혹시, Darklands는 리뷰하실 계획이 없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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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Darklands 리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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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시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대항해시대는 2까지밖에 안해봤는데 3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다크랜즈도 언젠가는 꼭 리뷰를 쓰고싶은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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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심지어 어디 매체에 실리는 것도 아닌데 자기 재미진다고 한 게임이 후지다고 하면 무슨 집안 모욕 당한 걸로 착각하는 멍청이들 하나하나 다 챙겨서 어떻게 데리고 가나요.
    설사 매체에 실린다해도 잠재적인 독자를 모두 가정할 필요도 없고요.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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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1 부터 읽고 들어왔습니다. 전반적으로 공감하기는 하지만 하프라이프 이후로 퇴보했다는 이야기에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하프라이프의 퍼즐이란 것 역시 3차원의 공간개념 아래서 이뤄졌죠. 당시의 기술 한계상 어느정도의 제약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만큼 구성에 따라서 다소 직선적인 구조를 갖는것은 사실이었지만요. 거기에 더 나아가서 3차원의 공간을 좀 더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이어스 엑스 시리즈(HR은 TPS지만요.)나 아예 더 나아가 극단적인 사례로 포탈과 같은 3D 퍼즐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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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프라이프에는 별로 3차원적 구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길이 하나 있고 그걸 따라가는 형식이니, 사실상 2D 플랫포머와 진행 방식은 거의 동일한 셈이지요. 하프라이프는 그걸 3D처럼 보이게 하는 눈속임과 연출력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죠. 여기선 카스 클론들이 컴페티티브 FPS를 살해하고, WOW 클론들이 멀티플레이 핵 앤 슬래쉬를 살해하였듯이, 하프라이프 클론도 싱글 플레이 FPS를 살해하게 되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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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nesin)

      개인적으로 데이어스 액스는 초반에는 공간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만 중반 이후부면 이뭐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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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여기까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뭔가 괜히 울컥하네요.

    저 역시 지금같이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서 fps나 rpg라는 단어하나에
    본질적으로 공통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게임을 때려박아서 장르로서 힘을 가지지 못하는거 저도 불만입니다.

    거기가다 단지 형태의 유사성만으로평가한다던가
    아니면 소위 비평가들의 무식 혹은 알면서도 내지르는 구라.
    또는 'RPG의 귀환' 따위의 상업적광고가 기름까지 부어주면 짜증이 트럭으로 밀려오죠.
    이렇게 장르의 힘이 조금씩 사그라지면 결국에는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거거든요.
    아 데들리던전님은 이미 죽었다고 하셨지만요.

    그럼에도 한때의 저는 게임계의 포스트어쩌고랄지 콘템포라리라고 해야할지 하는
    이 이상한 상황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가끔은 모던같은, fps도 같긴한데 그렇다고 전적으로 그런가하면 아니고
    슈팅으로만 보기에도 애매하고
    진행하다보면 보면 한편의 잘연출된 영화같기도하고
    그래서 fps라는 말을 붙이기도 안붙이기도 애매하지만, 장르의 대표격이 되는 현상.

    이런 현상을 인정하는것이 비록 장르의 역사성을 거세하고,
    자기편한대로 좋은게 좋은거다하는 멍청한 소리랑 다를거 없는 생각일지라도
    어쩌면 이것이 또 하나의 과도기로 새로운 조류가 생기지 않을까 했지요.

    초기에는 저질하위문화였다 해도 가끔은 거기서 훌륭하고 새로운 문화코드가 생겨나는데
    이정도 게임수준에서야! 했었지요
    전 모던 꽤 재밌게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결국은 아니었나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데들리던전님처럼 장르적인 고민을 하고
    용어를 통일하고 정체성을 확립해 스탠다드를 정해놓고 그렇게 했어야했어요
    그렇게 되었다면 재즈처럼 수없이 스탠다드가 변주되고 재해석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도가 있었을테고.그렇게 상호작용 하면서 더 발전했겠지요.

    ...물론 어떻게 봐도 그랬을리가 없지만. pc게이머는 소수였고,
    그렇기에 이제는 자본으로 움직이는 게임계에서의 파워야 몇몇을 빼고는 없었다고 봐도 되니까요.


    그낭 이런 글을 읽다보니 이리저리 푸념하고 싶어지네요.
    여하튼 재밌는글 잘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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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http://blog.daum.net/crazykdr/109

    껍질인간 헌정글입니다. 가입하고 게시판에 보여드리려 했는데 그냥 덧글로 달게 되네옇ㅎㅎ 사실 껍질인간의 생각이 거의 그대로 담겨 있어서 좀 창피하긴 했지만 RPG 게이머로서의 저를 만들어준 분이라 그대로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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