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4

취향탓

인터넷에서 자신의 무지에 대한 변명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취향'이라는 단어가 아닌가싶다.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면 '그건 제 취향이 아닙니다'라는 한마디 말로 모든걸 무마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경험해본적도 없으면서, 혹은 겉만 잠깐 핥아놓고서는 그것이 자신의 취향이 아닌지 맞는지를 어떻게 안다는 것인지 이해할수가 없다.

주제를 게임 관련으로 한정시키자면 일본RPG의 저질스러운 스토리와 게임성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으로 가장 강력한 비장의 무기가 바로 '취향' 이다. 서양RPG와 일본RPG의 비교에서 논리적, 객관적으로 일본RPG의 상대적 열등함을 설명하면 마치 장기를 두던 상대가 패배를 피할수없는 상황에 이르자 갑자기 장기판을 뒤집어버리고 패배가 아닌 무승부라고 주장하듯이 열등함을 취향차이라고 변명하며 끝까지 수평적 공평성을 주장한다.

계속 객관적인 기준을 들이대면 이 수평적 공평성에 대한 집착은 과히 병적으로 치달아 이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아무것도 상대적 가치판단을 내릴수가 없다고 주장하는 거의 철학적, 종교적 수준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서양RPG에 대한 제대로 된 경험조차 없는 사람들로 자신이 옹호하는 가치에 완전히 함몰되어 비교자체를 거부하고 자신의 세계와 안목을 넓히려는 일말의 개방성도 없이 이성이 마비된채로 필사적으로 '취향'이라는 단어 하나로 가치를 지키려고 한다.

취향과 무지는 다른것이다. 무지의 상태에서는 취향이나 주관 자체가 존재할수가 없는것이며 취향이라는 말은 잘 알고있는 둘중에 어느것을 더 좋아하느냐 혹은 싫어하느냐를 설명하는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에 대한 압축된 의미일 뿐이다. 따라서 취향은 객관적인 우열을 가늠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끼칠수 없다. 취향때문에 평등하거나 비교할수 없는게 아니라 취향에도 불구하고 비교우위를 인정할수 있어야 한다.

비교대상이 자신에게 어떤 주관적인 가치조차 없는 무지의 상태라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될 일이다. 무지를 변명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무지를 숨기기 위해서 철학자나 부처가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댓글 28개:

  1. 사람은 이성과 함께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어릴때 했던 일본RPG게임이 주었던 메세지가 지금 생각하면 어색하고 유치하더라도, 자신에게 감동을 준 게임의 추억을 일부러 퇴색시키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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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익명 /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낮은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추억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것이죠.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라고 무조건 객관적 우열을 거부하는건 더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는 기회마저 스스로 박탈하는것이나 마찬가지일 뿐더러 훌륭한 게임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할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게임들이 묻히면 결국 손해는 게이머들 전체에게 돌아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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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서양RPG와 일본RPG의 비교에서 논리적, 객관적으로 일본RPG의 상대적 열등함을 설명하면 마치 장기를 두던 상대가 패배를 피할수없는 상황에 이르자 갑자기 장기판을 뒤집어버리고 패배가 아닌 무승부라고 주장하듯이 열등함을 취향차이라고 변명하며 끝까지 수평적 공평성을 주장한다.

    -> 현실의 일본RPG는 전반적으로 서양RPg보다 열등한거 맞습니다. 당연히 일단 게임 하나에 투입되는 자본금의 양부터 극히 차이가 나니까요. 하지만 님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일본RPG와 일본RPG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의도적인지 비의도적인진 모르겠지만 혼동하고 있음. 현실의 일본RPG들이 열등하다는 것과, 일본RPG들이 서양쪽과는 다르게 추구하는 방향 자체가 글러먹었다는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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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익명 / '게임'이라는 관점에서는 일본RPG의 방향이 글러먹은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관점에서는 전혀 잘못된게 없는 방향이죠. 익명님은 '엔터테인먼트'의 관점에 얘기하시는거고 저는 '게임'의 관점에서 얘기하는거예요. 뭐 '게임'의 관점에서도 그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얼마든지 싸워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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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껍질인간// 그 취향존중하라고 했던 인간입니다만, 전 딱히 엔터테인먼트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던게 아닌데요? 게임의 관점에서,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중시하지 않는 쪽이 오히려 게임적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제 생각엔 '게임적인 것'='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관점부터가 고정관념입니다. 문학에서의 메타픽션의 경우처럼,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고 들어가는 것, 혹은 자율성을 인정하는 척하다가 플레이어의 뒷통수를 쌔려버리는 것이 보다 '게임적'일 수 있죠. 실제 이런 방향성의 논문도 일본에는 몇 편 나와 있습니다. 그런 테크닉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플레이어는 어떻게 느끼게 되는가, 사실 이런 방향성은 서양RPG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님은 이를 서양RPG의 '퇴보'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일보 전진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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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익명 / '게임적'이라는게 무슨 의미냐에 대한 정의부터 해야할것 같네요. 저는 게임적=상호작용적 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제 논리의 모든게 시작됩니다. 그러니 여기서부터 부정당하면 제 논리는 완전히 무너지게 되죠. 저는 다른 글의 댓글에서 테트리스의 예를들며 왜 게임이 상호작용인가에 대해 설명했으니 이제 익명님이 생각하는 '게임적인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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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껍질인간// 1년 반이 지난 글을 이어보고 싶어 댓글을 달아봅니다.
    게임이 상호작용을 통한 놀이라고 정의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받아만 먹는 것은 말씀하신대로 영화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그런 부분들을 엔터테인먼트적이라는 입장으로 분류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분의 허용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는 말 그대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심지어 보지 않고 있어도 엔딩까지 진행되어 갑니다. 하지만 적어도 게임이라면 내가 무언가를 조작해서 진행해나간다는 부분을 관대한 관점에서 상호작용의 일부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런 의미에서는 퇴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에 어느정도 동의는 합니다만 익명님이 말씀하고자 하셨던 부분은 '자율성 없이도 최소한의 상호작용 안에서 감정적인 재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하나의 방향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전 게임 = 재미를 추구하는 행위 라고 정의하는 입장이라서 그 어떤 액션이라도 들어가면 일단은 게임이라고 관대하게 바라보려고 하는 쪽입니다. 물론 그 기준이 스스로를 발목 잡아서 말도 안되는 것도 게임이라고 일단 인정해버리게 되는 불상사는 있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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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게임이 재미를 추구하는 행위라면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은 어떻게 구별 가능한가요?

      영화로써 좋은 영화가 있는 것처럼 게임으로써 좋은 게임이 있을까요?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위한 영화인가요 영상을 위한 음악인가요? 아니면 뮤직비디오 자체인가요? 영상물의 관점에서도 음악의 관점에서도 평가할 수 있을까요?

      게임이 이야기의 전달을 위해서 희생되는 것이 좋은 게임인가요? 게임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컴퓨터의 발생과 동시에 생긴 PC 게임의 가능성은 기존에 사람과 하던 게임의 가능성과 어떻게 다를까요?

      주인장의 글에 도돌이표라도 찍혀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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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러이러한 맥락에 의해서 게임적으로 JRPG가 몇몇 명작 RPG에 비해 열등하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좋은 게임이 아니라 좋은 엔터테인먼트를 가리키고 있다.

      애초에 니재미 내재미 우리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모두 개인의 의견일 뿐임 하는 상황에선 소통하는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이고 쓸모없는 생각인거 아닌가요? 껍질인간이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글에 위와 같은 댓글을 남겼어도 웃길거에요.

      근데 쓰고보니 입장 정리에 자기 의견 제시 정도라면 제가 신경쓸 일은 아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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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2//게임이 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문학, 음악, 영화들과 구분되는 점은 이용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읽고, 음악은 듣고, 영화는 보고, 게임은 합니다.
      하다(Play)라는 것은 영화보다 발전된 종합감각+개입 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의는 제각각 자읮적인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준에 의거해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껍질인간님의 의견에 동의하며 응원드리지만, 다양성을 죽이는 엘리트주의를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들이 드래곤에이지 오리진스 리뷰의 댓글들에서 이미 껍질인간님이 인식 변화를 시인하시면서 마무리지어진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전 그 글타래의 "익명"님 의견을 지지하는 입장이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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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스토리와 게임성은 취향맞지 않을까요?
    스토리야 싸구려 양판소건 아니면 무슨 예술적인 소설이건 게임에 재밌게 맞춰졌다면
    별 상관 없고

    게임성도 전투부분의 경우 재기드나 위저드리8마냥 더럽게 힘들고 고된 전투가 큰 재미를 주지만
    반대로 대충대충 설렁설렁 연출구경만 하는 짧은 전투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는 주니까요.
    전자는 단점으로 전투하다 지쳐 다른거 GG친다는 문제가 있지만 후자는 전투때문에 귀찮아지거나
    지쳐서 때려칠일은 없으니까요.

    다만 게임성이 아니라 장르로서의 완성도나 RPG로서의 완성도는 취향으로 커버 못하죠.
    재미야 사람마다 추구하는게 다르니 취향탓이라 하다지만 장르로서의 완성도나
    RPG로서 퀘스트구조가 그냥 가라는대로 가냐 아니면 플레이어의 재량이 크냐의 차이는
    취향이 어찌할 문제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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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게임성 자체가 좀 애매하다 봅니다;;
      게임으로서 재미만 있다면 게임성은 있다보니.
      엑션으로서 재밌지만 RPG로서 별로라도 게임성이 있고
      RPG로서의 재미만 있어도 게임성이 있는거죠. 솔까 편한 표현이라 봅니다.
      대신에 장르로서의 충실함 혹은 혁신성으로 나아가면 좀 달라지겠죠.
      이 둘로 대체하는게 나을거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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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게임으로서의 스토리가 아니라 그냥 스토리 자체만을 봤을때 충분히 질을 판단할수 있죠. 그걸 무시하는건 소설과 영화가 지금까지 해온걸 무시하는거나 마찬가지죠. 게임성도 많은 사람들이 모호한 개념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때는 굉장히 명확한 개념이거든요. 게임성=게임적인 성질의 정도 잖아요? 그럼 게임적인게 뭐냐,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책략을 세우고 잘 실행하여 플레이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룬다 아닌가요? 이걸 아주 간단하게 줄이면 전술,전략이죠. 액션게임에도 전술과 전략이 있어요. 어떻게하면 최대한 내 에너지를 보존하면서 적을 물리칠것이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아이템과 시간배분을 어떻게 할것이냐 등등... 그런거 없이 오로지 그냥 타격감의 쾌감만 존재해서 때리면 죽고 때리면 죽고 이러면 누가봐도 게임으로서의 의미가 없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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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스토리가 게임으로서 좋은 스토리가 있고 게임으로서는 별로지만 영화나 다른 매체로서 좋은 스토리가 따로 있다고 봅니다. 비선형적인 게임의 경우 영화나 소설로서는 좋은 스토리라 하기엔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걸 대놓고 구린 스토리라 하기엔 플레이어가 체험하게되는 서사적인 모험은 결코 나쁘다 하기 힘드니까요. 양판소삘의 선형적인 RPG같은 경우 비선형적인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 못하는 사람에겐 비선형 스토리보다 더 잘만든 스토리라 우길 여지가 있으니까요. 스토리를 단순히 스토리만 좋다고 하기에는 그 스토리가 게임에 얼마나 잘 역활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봅니다.

      사실 껍질인간님이나 여기에 자주오시는 분들처럼 장르를 잘 이해하고 장르적인 게임성을 추구한다면 게임성은 확실한 것이라 말할수 있겠지만 매번 구뤠퓍이니 따겨깜이니 징징 대는 사람에게 있어 게임성은 애매한 것이죠. 그런사람들 아닥시키고 납득시키기에는 장르로서 얼마나 잘 짜여졌나를 따지는게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덤으로 스토리가 취향이라는걸 뒷받침 하자면 록맨시리즈의 스토리는 솔까 단순하지요. 하지만 록맨X같은 경우 약간의 장치만으로도 좋은 스토리로 불리죠. 솔까 만화나 소설로서는 엄청나게 꾸미지 않는한 허접한 이야기의 단락이겠지만 그게 게임으로서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고 앞으로 일어날 전개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게임을선 좋은 스토리로 볼수도 있죠. 반면에 단순한 감성팔이라 볼수도 있겠죠. 사실 스토리 없어도 상관없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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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스토리라는 단어가 게임에서 다른 의미로 쓰여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이미 고전 문학에 뿌리를 둔 전형성을 갖고 있쟎아요. 그것을 근거로 이것이 잘 짜여진 스토리냐 아니냐는 비평해 마땅한 일이지요.
      두리뭉실 이건 이런 이유로 괜찮은 것이고 저건 저런 이유로 괜찮은 것이고. 그럼 뭐하러 감상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겠습니까. 게임과 스토리가 결합해버렸기 때문에 애매하기도 하지만 글을 배운 사람이라면 두가지 나눠서 이야기 할 수 있지요.
      마치 어벤져스가 재밌기 때문에 스토리가 좋다라거나, 일일드라마 계속 보게되고, 관계와 다음 이야기가 졸라 궁금해서 스토리가 좋다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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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물론 스토리 그 자체를 떼서 평가하자면 맞긴한데...

      우선 그게 게임에 적용되고 다른 문학이나 영화가 스토리(영화는 그렇지도 않은지도 모르겠지만요)가 주역이 되는 매체라면 게임은 스토리는 주역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입장이기에 게임그 자체로서 평가를 하자면 좀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요리를 생각하면 사과파이를 만든다 합시다. 사실 어떤요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과를 사용한 요리지요.
      사과 그 자체가 맛이 뛰어나면 뛰어난 사과란 평가를 내릴수도 있지요. 하지만 맛있는 사과를 굽는다 해서 그게 맛있게 구워진 사과가 되 맛있는 사과파이를 만드느냐는 좀 이야기가 다르죠. 미신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는 사과는 구워봐야 맛이 없고 외려 맛없는 사과가 구우면 맛있다는것 처럼 좋은 스토리가 오히려 게임에 독으로서 작용할수도 있고 단순하고 별로인 스토리도 게임에 사용되서 빛을 발할수도 있는거죠.

      모로윈드를 예를 들자면 진행 자체는 비선형적인 진행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스토리가 따라잡지 못해 그런식으로 스토리를 이탈한 진행을 하면 스토리는 곤죽이 되버리지요. 네레바린의 예언을 성취해가며 영웅으로서 성공하는 잘 짜여진 플롯이 무시되고 그냥 다고스부터 때려죽이겠다 해버리면 역활을 못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반대로 스토리를 즐기려면 정해진 과정을 따라 진행을 해야만 하지요. 이렇게되면 플레이어의 자율이 확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기게 단순히 좋은 스토리를 가졌다 해서 그게 정말 좋은 스토리인가 하기엔 좀 의구심이 든거구요.

      디스아너드의 경우를 들자면 스토리 자체는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릅니다. 문학 평론가라 할 입장도 아니고 그리 깊게 생각해본적도 없고 하지만 저는 그리 좋은 스토리로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스토리 그 자신이 플레이를 제한하는 요인으로서 작용할 여지가 크니까요. 누구나 행복한 결말을 바라지 엉망 진창이되 암울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디스아너드의 스토리는 사람을 죽이면 죽일수록 세상은 망가져가고 결말은 암울해가죠. 하지만 디스아너드는 암살게임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고 죽이는 방법도 다양하게 주어졌지요. 스토리가 그걸 사용할 기회를 박탈하게끔 만드는겁니다. 이런식으로 스토리가 독으로서 작용할수도 있지요.

      록맨 X의 경우를 봅시다. 문학이나 영화로서는 너무도 단순한 플롯이라 좋은 평가를 내릴수 없지요.
      하지만 인트로 스테이지의 진행이나 스토리 연출이 게이머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데 탁월한 역활을 하기에
      최고의 스토리중 하나로 볼수도 있지요. 이에대해선 시퀄라이티의 록맨 X편이 참고할만 합니다.

      게임으로서 스토리의 작용 자체는 절대적인 평가로 볼수도 있습니다. 어찌됬든 게임이고
      게임에 잘 작용했나 아니냐같이요.
      스토리 자체를 떼놓고 평가하자면 어떤 사람은 게임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스토리 자체를 평가 할수도 있구요. 이쪽은 문학에서 이어진 스토리의 경험과 이어지겠죠. 어떤 사람은 게임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스토리 자체를 평가 할수도 있구요. 이쪽은 문학에서 이어진 스토리의 경험과 이어지겠죠. 하지만 스토리는 보조적인 위치이기에 게임 플레이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고 그런 경험을 통해 얻은 스토리는 문학같은 데서 출발한 스토리와는 사뭇 다른 경험이라 봅니다. 그렇다보니 스토리 자체를 떼서 평가를 하는건 취향으로 볼수도 있겠죠.

      쓰다보니 뭐가뭔지 엉망이 된거 같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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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엌ㅋㅋㅋ 집컴에 문제가 생겨 PC방 와서 쓰자니 느낌이 달라서 뭔가 이상하게 써졌네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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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어느 사과파이가 맛있다, 맛없다. 취향의 차이지요. 그러나 잘 만들어졌다, 아니다는 구별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들어간 사과도 싱겁다, 너무 달다. 와 (나에게) 맛있다 맛없다. 는 다릅니다.
      사과만 먹으면 맛없을텐데 파이로 해놓으니까 쨈이랑 빵이랑 조화를 이루어서 맛있게 됐다,
      이 사과는 정말 맛있는건데, 파이로 해놓으니까 오히려 너무 달아서 조화를 못이루고 너무 달게 됐다.

      이런 관점은 구별이 되어야 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 차이를 모르는 사람은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지, 취향이라니요?
      문제는 자신이 맛있게 먹은 사과파이에 들어간 싱거운 사과가 제일 맛있는 줄 알고, 손님상에 깎아서 내놨는데, 손님이 이거 말고 부사가 더 맛있다 하니까 되려 맛있는데 왜 지적질이냐며 성내는 사람이 많다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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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엌 ㅋㅋ예시를 잘못꺼냈나요?
      다만 요점은 사과파이로 느끼는 사과맛과 그냥먹는 사과 맛은 다르고
      어느쪽을 중점으로 사과를 평가할지는 취향으로 본다 정도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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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물론 사과 자체나 파이 자체는 객관적 평가가 있을수는 있어요. 하지만 조리된 맛으로서 사과를 평가하거나 원재료로서의 사과를 평가하는건 취향의 차이죠

      조리된 사과를 앞으론 조리해 먹겠다 아니면 생으로 먹겠다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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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게임에 어울리는 스토리 전개방식은 소설이나 영화에서와는 전혀 다르다는걸 저는 이 블로그 초창기부터 여러번 말해왔어요. 그래서 선형적인 RPG에 대해 계속 비판적 입장에 서있었던거구요. 게임에서 스토리를 따로 떼어내서 본다는건 제가 그렇게 본다는게 아니라 스토리가 강조된 선형적인RPG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원한거라서 그 얘기를 한거예요. 그사람들은 좋은 스토리를 위해서 게임이 가질수 있는 장점(비선형성)을 희생했다고 주장하니까요. 저는 그 주장이 스토리만 따로 떼어내서 봐도 좋은 스토리가 아니니까 틀렸다고 하는거구요. 그러면 대충 그쪽에서 돌아오는 대답이 좋은 스토리는 취향차다 라는 답변이라는거죠.-_-; 기준을 어느쪽으로 잡든 취향하고 무관하게 대략적으로 좋고 나쁜게 존재합니다. 어느쪽 기준을 잡느냐도 취향하고 무관합니다. 기준을 잡는건 그냥 '합의'죠. 게임에서 스토리만 따로 뚝 떼어내서 평가하는건 제 취향이 전혀 아니지만 상대방이 그걸 원한다면 해줄수 있다 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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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예시 잘 드셨습니다. 근데 관점의 차이를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껍질인간님 마지막 말씀처럼 원한다면 해줄수 있다는 거거든요. 사과파이를 만들었으면 사과파이 전체로 맛을 평가하면 됩니다. 사과가 어떠니, 잼이 어떠니 할 필요 없지요. 전체적인 종합적인 평가를 하면됩니다. 전체가 사과파이라는 음식을 구성하는데 조화롭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과가 세계최고의 사과냐구요. 이 관점입니다. 그 사과파이를 구성하는 한도 내에서 좋은 사과라는 것과는 다른 말이쟎아요.

      게임이 얼마나 다양한 것들이 존재합니까. 그 게임이 재밌으면 그 게임의 모든 요소가 짱!인가요? 조화를 잘 이룬 정도지요. 록맨X 안해봤지만 그 스토리가 게임플레이에 아주 좋은 영향을 줘서 게임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면 제작자가 스토리에 신경을 써서 조화로운 게임을 완성했다 하면 되지, 록맨X 스토리 짱! 이거 욕하면 다 개새끼! 그거 무슨고전에서 부터 시작한 흔한패턴이라고. ㅇㅇ를 보면 비슷한 패턴이지만 훨씬 고차원의 뭐가 있다 하면, 씨발 내가 좋다는데 왠 개소리야, 너랑 나랑 취향이 다른데 어디서 선생질이야! 이러면 교양없는사람 인증 밖에 더 되냐구요 그런 비슷한 사람이너무 많아서그냥 내가 너무 알아버렸나 슬퍼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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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물론 문학적인 스토리의 기준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존재하긴 하죠.
      하지만 문학이나 영화의 스토리는 관찰자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이 아닌 간접적으로 경험하는거니까요.
      반면에 게임의 경우 스토리의 주체는 플레이어니까요. 같은 경험이더라도 직접 겪는것이나 혹은 간접적으로 겪는것이냐가 매우 큰 차이를 줄거 같아서 스토리를 하나의 도구로서 잘 작용했냐로서 평가하느냐 혹은 스토리 그자체의 완성도로서 평가하느냐의 차이는 접근 방식의 차이 즉 취향의 차이라고 봅니다. 직접적인 경험을 어떻게 더 강화시키느냐는 문학적인 기준의 스토리에는 없는 기준이라 생각하거든요. 물론 표현을 정말 세밀하게 한다면 직접적인 경험에 가깝게 끌어낼수야 있겠다지만 한계가 있으니까요.

      사실 스토리 스토리 따지며 취존하라는(그러면서 자기들이 우월하다하는)사람들에겐 스토리 그 자체로 떼놓고 평가하는게 절대적이긴 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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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많은 부분이 이해가 가고 동의 하는데요. 접근방식의 차이 = 취향의 차이. 이건 동의 못하겠네요.
      님의 개인적인 인식인지는 몰라도 저 취향이 무엇이냐때문에 쌍욕해가면서 싸우는데 말이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근데 취향이 무슨뜻인지 관점과 취향이 어떻게 다른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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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저도 그부분을 말할때 좀 의구심이 들긴 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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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과연 좋은 스토리란 어떤것인지 게임뿐만아니라 여러 관점으로 이야기가 나와도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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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서양 RPG를 대표하던 울티마 시리즈 전투는 개병신이고 일본 RPG 전투들은 대부분 평타는 치는 방식인데 이걸 언급하면 취향 문제라는데?

    여기 주인장이 백날 RPG에 전투가 안 중요하다는건 전투 말고도 풀어나가는 방법이 많을때나 하는 소리이고 주인장이 빤스런한 울티마 1~3은 전투가 정말로 많은데 그게 좆병신 같다고 말하니 취향 문제라는데?

    주인장아 블로그 버린게 아니라면 이런 애들 어떻게 생각함? 울티마 전투가 좆병신인거임? 아니면 내 취향이 이상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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