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30

데이어스 엑스 (Deus Ex)

발매년: 2000
제작사: Ion Storm
유통사: Eidos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Realistic


우울하게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밤, 압도적인 높이로 왜소한 인간의 존재를 비웃는듯한 거대한 스카이라인, 네온불빛 사이를 무력하게 배회하는 고독한 군중들, 희망과 경이가 사라진채 쓰레기처럼 뒹구는 테크놀러지의 과잉, 그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인류를 위협하는 음모가 피어나고 특별한 재능을 지닌 범죄자 혹은 훈련받은 특수 요원이 검은 선글라스와 검은 바바리코트를 입고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미친 AI와의 마지막 사투를 준비한다.

이뭐병... 중세 판타지 만큼이나 뻔한 배경에 뻔한 얘기. 그것이 바로 사이버펑크다. 그럼에도 이상하리만치 게임의 세계에선 사이버펑크물이 드물다. 게다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예는 더더욱 드물다. 데이어스 엑스는 그런 비주류 아닌 비주류인 사이버펑크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거의 유일한 게임일 것이다. 언제나 질적으로는 뛰어났지만 '안팔리는' 게임을 만들어 왔던 워렌스펙터는 이 게임으로 대박을 친다. 그럼 도데체 왜 갑자기 안팔리던 물건이 잘팔린 것일까? 가능성은 둘중에 하나다. 갑자기 대중이 물건의 가치를 알아본 드문 경우거나 물건이 대중의 입맛에 맞게 그 가치를 잃어버렸거나...

데이어스 엑스는 최초로 fps와 rpg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혁신적인 게임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울티마 언더월드로부터 이어져온 루킹글래스의 오랜 실험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시스템쇼크와 시프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고 전통적 rpg의 특성인 npc와의 대화를 통한 스토리진행이라는 양념을 추가하고 잘 익히면 데이어스 엑스 완성이다. 그러나 모든 잡탕 요리가 그렇듯 각각의 요소가 조화롭게 뭉쳐서 원 재료와는 다른 새로운 맛을 내는 아이덴티티를 획득하는데 실패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맛을 만들어내기 쉽다. 과연 데이어스 엑스는 어느쪽에 속하는 요리일까?

우선 데이어스 엑스는 대단히 야심적인 게임이라고 할수 있다. fps의 직관적인 액션과 rpg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결합에 캐릭터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 스토리 진행상 플레이어의 선택이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구현하면서도 기승전결이 뚜렷한 플롯과 반전을 거듭하는 갈등 구조를 보여주겠다는 참으로 엄청난 야심을 드러낸다. 이중 한가지만 제대로 되도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요소들이다. 특히 자유도와 구성이 탄탄한 스토리의 결합은 오래전부터 워렌스펙터가 추구해온 그의 궁극적인 비젼이다.

rpg에서 자유도와 밀도높은 스토리는 마치 물과 기름같은 존재라서 한가지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포기할수밖에 없는 요소였다. 둘의 비율을 적절하게 섞어봐야 양쪽 다 수준에 못미치는 결과만 나왔을 뿐이었다. 워렌스펙터는 이 둘을 성공적으로 혼합하기 위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선형적인 잘 짜여진 스토리를 만들되 그것을 마치 비선형적인 진행인것처럼 플레이어를 속인다는 것이다. 이 말도 안되는것 같기도 하고 말장난 같기도 한 방법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런것이다. -플레이어에게 선택과 자유를 제공하지만 그 선택과 자유는 메인스토리의 큰 줄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를 분리하여 스토리와 자유를 눈에 띄게 완전히 분리시키는 발더스게이같은 게임과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해 보이는 인물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지만 결국 나중의 결과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메인 스토리의 큰 줄기의 결과는 같지만 세세한 과정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데이어스 엑스의 자유도와 스토리는 바로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스토리상 폴을 살리거나 죽이는게 가능하며 그에 따라 스토리가 변한다. 그러나 그 변하는 부분들은 사실 스토리의 큰 줄기에는 아무 영향이 없으며 사소한 대화나 이벤트가 바뀔 뿐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게임을 진행하는동안 셀수 없이 많아서 마치 내가 하는 행동이 스토리를 결정하는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선택과 자유가 첫번째 플레이에서 플레이어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이렇게 진행되도록 정해진건지 아니면 플레이어의 선택이었던 건지 확실히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처음 플레이 시에는 그냥 이게 정해진 스토리인갑다 하고 별 생각없이 플레이 하게 된다. 두번째 플레이에 다른 식으로 플레이했을때에야 '아니 이럴수가 이게 가능했다니!!' 하고 놀라게 되는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스토리 전개는 두번째의 플레이 자체가 이미 의미가 없다는것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온다. 왜냐면 첫번째와 아무리 다른 선택을 해도 결국 커다란 결과는 바꿀수 없다는걸 깨닫기 때문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는 첫번째 플레이에서만 이러한 선택과 자유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확실히 자유도와 스토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식이지만 단지 1회용이다. 2회째에는 큰 줄기의 구조가 다 드러남으로서 환상이 완전히 깨지게 된다. 그런데 1회째에 자유가 있는지 없는지 플레이어가 알기 모호하게 해놨으니 완전한 실패라고 볼수밖에 없다.

게다가 더 치명적인 문제는 비선형적인 느낌을 주는 선형적 스토리를 추구했으면서도 스토리상 전혀 비선형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만큼 강제적인 진행이 많다는 것이다. 비선형적인 느낌을 주려면 이러한 강제진행 포인트를 최대한 설득력있게 설명해서 하나의 길이라도 플레이어가 그것 외에 다른 선택을 생각하기 힘들만큼의 개연성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부분에서 크게 실패함으로서 전체적인 진행이 완전히 선형적인 느낌을 준다. unatco에서 nsf로의 전향이 대표적인 부분으로 플레이어가 그동안 열심히 일해왔던 unatco를 배반하는데 거의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작은 부분에서는 많은 선택권을 주면서도 오히려 이러한 큰 진영을 선택하는데 플레이어의 선택권이 없음으로서 플레이어와 주인공과의 일체감은 완전히 깨져버린다. 비선형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제작진은 수많은 가지를 만들었을텐데 그 힘든 노력들이 모두 허사가 된 것이다. 자유도와 스토리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찬 시도는 이렇게 허무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럼 나머지 시도들은 어떨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상당한 수준이다. 왠만한 rpg 뺨칠 정도로 다양한 스킬과 능력을 선택할수 있으며 무기도 여러 부속을 사용한 개조가 가능하다. 또한 부위별 피해가 존재해서 다리를 다치면 이동력이 떨어지고 팔을 다치면 조준점이 벌어지는 등 일반적인 fps와는 차별된 특성을 보여준다. 퀘스트의 성공을 통해 얻어지는 스킬포인트로 성장하는 캐릭터는 전형적인 rpg의 룰을 보여주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어떤 전문 캐릭터도 소화 가능하다. 육체파 돌격형 전투원도 가능하며 도둑같은 잠입형 캐릭터로 키울수도 있으며 주변 장비를 이용하는 해킹 전문 요원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게임은 이렇게 훌륭한 캐릭터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는 또다시 플레이어의 뒤통수를 친다. 이 훌륭한 시스템을 100퍼센트 활용할 만한 난이도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초반에 캐릭터가 특별하게 뛰어난 능력이 없을때에는 그나마 전문화시킨 능력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살아남을수 있는 아주 적절한 난이도를 보여주지만 초반이 지나고 캐릭터가 점점 성장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모든것이 긴장감을 잃고 시시해지기 시작한다.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처럼 사정없이 벌어지던 조준점은 퀘이크처럼 고정된 조준점이 되어버리고 맺집은 점점 더 쎄지는데 적들은 초반부터 끝날때까지 똑같은 놈들이다. 처음엔 경비로봇이 나타나면 무조건 숨어야 했지만 후반에는 그냥 장난감에 불과해진다. 더 강한 적이 나타나지도 않고 한번에 덤비는 숫자가 늘어나지도 않는다.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에 비하면 마치 수퍼맨이 된것 마냥 아무런 조심성 없이 활개치고 날아다니는게 가능하다. 특히 홍콩에서 얻게되는 무적의 칼을 얻고 나면 이미 이 게임에서 전투는 존재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잠입요소도 시프시리즈에 비하면 완전 애들 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에 뒤에서 졸졸 따라다니며 춤을춰도 절대 들키지 않는다. AI의 행동은 개미보다 단순하며 그냥 루트대로 걸어다닐 뿐 인간다운 모습은 절대 발견할수 없다. 잠입에 있어서 들킨다와 들키지 않는다의 경계가 모호해야 잠입의 흥분이 생기는 것인데 데이어스 엑스는 이 경계가 너무나 뚜렷하게 인지되기 때문에 그 경계를 파악하는 순간 이미 잠입은 아무런 흥분도 재미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나마 초반엔 전투가 힘겹기 때문에 잠입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전투가 쉬운 중반부터는 잠입은 그냥 병신짓이 된다.

무기의 개조도 초반을 제외하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처음에는 스코프 하나를 다는것만 해도 엄청난 차이를 주지만 나중에는 부품도 남아돌고 미친듯이 강력한 무기들을 가지게 된다. 전투 밸런스의 완전한 붕괴로 기껏 넣어놓은 잠입이나 무기개조같은 요소들이 완전히 쓸모가 없게 된것이다. 이처럼 fps와 rpg가 결합된 게임에선 fps로서의 실패가 rpg요소의 실패까지 불러오는 셈이 된다.

이런 병맛나는 저난이도는 제작자가 워렌스펙터라는데서 더 의아함을 불러일으킨다. 데이어스 엑스 이전작인 시프만 해도 대단한 고난이도로 악명을 떨칠 정도였기 때문이다. 워렌스펙터는 결코 쉬운게임을 만들던 제작자가 아니었다. 마션드림즈던 울티마언더월드던 그가 이전에 만들었던 게임들은 충분히 게임을 즐겁게 만들던 난이도가 존재했다. 아무래도 그는 시프의 상업적 실패 원인을 높은 난이도로 규정했던것 같다. 시프 이후에 그가 만든 게임들은 난이도에서 형편없는 수준을 보여준다. 데이어스 엑스가 바로 그 형편없는 난이도의 시작점이었다. 만약 데이어스 엑스 마저도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면 그러한 일은 막을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멍청한 대중이 훌륭한 제작자를 반신불수로 만든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면 뭘하나. 난이도가 형편없는데... 게임이란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재미를 느끼는것인데 '문제'자체가 사라지면 무슨 재미를 느끼라는것인가.

레벨디자인도 좀 문제가 있다. 다양한 문제 해결을 제시하는 게임인 만큼 레벨자체도 그에 걸맞게 비선형적인 구조를 보여줘야 한다. 첫번째 레벨은 그러한 비선형적 레벨디자인의 정석을 보여준다. 하나의 커다란 공간의 중심에 목표물이 있고 접근위치는 어디든 플레이어가 정할수 있다. 과정도 플레이어의 캐릭터에 맞게 다양한 선택을 할수 있다. 필수 목표 외에 2차 3차 목표가 존재해서 맵의 나머지 부분도 활용하게끔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레벨디자인이 첫판을 지나면 도무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게 문제다. 몇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맵들은 순차적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그 각각의 문제들에만 다양한 시도를 허락한다. 맵 전체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게 하고 하나 하나 차례대로 문제를 해결하여 목표에 도달하게 하니 플레이어가 가진 다양한 카드들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게 하는게 아니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수동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게다가 이것이 게임내내 끝도 없이 반복되니 나중에는 매너리즘을 느끼게 된다. 항상 해킹과 자물쇠 따기, 수영해서 우회, 정문돌파의 반복. 지겨워진다. 다양한 문제 해결은 좋다. 그러나 그것은 플레이어가 스스로 전체 계획을 짜고 스스로 방법을 선택할때 의미가 있는것이지 매번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해놓고 아무 방법이나 선택해도 해결 가능하게 해놓는건 그냥 낭비일 뿐이다.

데이어스 엑스에서 내 기억에 남은 레벨디자인은 딱 두개 뿐이다. 훌륭한 첫번째 레벨과 수중 연구소 레벨이다. 수중 연구소 레벨은 그 구조보다는 규모와 표현때문에 기억에 남았다. 나머지 레벨은 어땠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대다수의 레벨디자인이 개성없고 별볼일 없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사이버펑크식 AI난동물에 온갖 음모론 이야기들을 접합시키고 반전을 마구마구 넣은다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식의 화려한 클라이막스를 포함시킨것이다. 게임디자인부터 잡탕스럽지만 스토리 또한 그에 질세라 굉장히 난잡스럽다. 특히 반전의 남발이 너무 심한데 적인줄 알았는데 아군이더라 근데 그게 다시 적이되었는데 근데 또 아군이 될수도 있다 뭐 이런식의 뒤집고 뒤집고 뒤집고... 마치 안정환이 패널티에이리어 안에서 종이접기 하듯이 계속 상황이 반전된다. 근데 그 반전되는 양상이 너무 뻔하고 전형적이라 전혀 놀랍지가 않다. 사이버펑크물에서 AI 나오면 당연히 XXX하는거 아닌가. 근데 또다른 AI가 출현하면 또 당연히 OOO하는거 아닌가. 결국 마지막에는 주인공이랑 ㅇㅇㅇ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말그대로 실현된다.

뻔한 이야기는 좋다 이거야. 근데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 하는 주체가 그 이야기를 엄청 참신하고 놀라운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면 듣는 사람은 짜증이 난다. 데이어스 엑스는 그런식이다. 야 이거봐 사이버펑크에 음모론을 섞었어! 끝내주지? 뭔가 있을거 같지?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음모론은 뻔하고 유치한 성당기사단의 세계정복 계획이고 그 계획을 단지 사이버펑크적으로 수행하겠다 뭐 이런식이다. 게다가 사이버펑크를 기본 세계관으로 잡았는데도 전혀 사이버펑크의 맛이 나질 않는다는것도 신기한 일이다. 사이버펑크적인 온갖 요소들이 총출동한다. 인조인간, 신체개조, 맛간AI, 홍콩의 밤거리~, 야쿠자 대신 삼합회... 나올거 다 나오는데도 이상하게 그 테크놀러지의 쓰레기통같은 특유의 느낌이 없다. 전혀 미래처럼 느껴지지 않고 그냥 현재처럼 느껴진다. 그냥 단골매뉴만 집어넣었을뿐 독자적인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데이어스 엑스의 세계는 마치 빈껍데기만 있는 세계같다.

캐릭터도 밋밋하기 짝이없다. 대체적으로 음성연기는 병맛이고 생각외로 대사도 별로 많지가 않아서 캐릭터마다의 개성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거의 없다. 처음부터 설치는 최종보스씨 께서는 너무나 전형적인 세계정복형 악당이시라 싸우고 싶은 의욕도 잘 안생긴다. 보스씨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인 AI님께서는 진짜AI처럼 기계적으로만 얘기하니 플레이어와 아무런 감정적 화학반응이 일지 않는다. 근데 갑자기 끝에가서 사랑고백을 하니 플레이어로써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폴 덴튼 정도가 그나마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이 있었다고 할수있다. 나머지는 캐릭터로서 모두 실패다.

전반적으로 이 게임은 온갖 물건을 다 팔지만 정작 제대로 된 물건은 한개도 안파는 궁극의 잡화점같은 게임이다. 모든면에서 기가 막히게 핵심을 피해갈 뿐 아니라 양손이 항상 헛박수를 친다. 누군가 아주 교묘하게 망가뜨린것 같은 놀라운 밸런스의 무밸런스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대단히 야심적인 게임이 이런식으로 별볼일없이 무너지는걸 볼때면 가슴이 아프다. 별 야심없는 게임이 망가지면 아쉬움도 없는데 말이다. 희대의 명작인 시프 이후에 만든 게임이 이토록 부실한데는 제작진의 실력부족보다는 아무래도 욕심이 너무 컷던게 아닐까 싶다. 스스로 제어할수 없을만큼 너무 많은 요소들을 쏟아부었고 결국 그 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따로노는 맛없는 요리가 되었다. 감히 워렌스펙터가 만든 최악의 작품이 이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확실히 안팔리던 작가의 작품이 갑자기 잘팔릴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평가 ★★☆☆☆

댓글 24개:

  1. 중반까지는 '와 이 게임 명작이다'라고 계속 생각 했었는데, 반복적인 스토리 구조랑 뻔한 전개등으로 너무 늘어져서 도무지 엔딩까지 갈수가 없더군요;;

    전투 면에선 중반부터 덴튼은 그야말로 메트릭스의 네오가 되어버리는..

    오히려 이 게임의 모드 'The Nameless Mod'가 훨씬 낫습니다. 주인장님 이 모드 해보시면 아마 푹 빠지실듯 ㅎㅎ. 일직선 스토리가 아닌 그야말로 플레이어 위주의 스토리라 선택하는 재미도 있고요 ㅋ.

    다만 단점이라면 중요 인물 한사람 죽이는 순간 갑자기 어이없는 엔딩과 게임 오버가 되어버리는거? 이것만큼은 굉장히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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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데이어스 엑스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10년 전에 포기했었는 데 이제 해보니 워렌 스펙터가 천재로 보이네요. 문제는 요즘에 즐기기에는 그래픽이 너무 하다는 거죠. 이거 최신 엔진으로 리메이크되어도 재미있겠네요. 워렌 스펙터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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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익명 / 초반엔 진짜 끝내줬죠.ㅋㅋㅋ 저는 첫 미션에서 아주 그냥 질질 쌌어요. 근데 이게 가면 갈수록 계속 똑같은 짓만 반복시키고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병맛이 되더라구요. 저는 이 게임 칭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마 초반만 해본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합니다. 이걸 끝까지 하고나서도 어떻게 최고의 명작이라는 말이 나올수 있는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대규모 모드 캠페인도 있나보군요. Nameless Mod라... 한번 해봐야 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익명(2) / 워렌 스펙터는 게임계에 드문 게임에 대한 자기 철학이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 철학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지점과 상당히 비슷하더라구요. 저는 워렌 스펙터는 천재라기 보다는 자기 할말을 꾸준하게 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이 앞으로도 게임을 좀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는데 데이어스 엑스2 이후로 너무 조용한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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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껍질인간 // Nameless Mod는 어떤 정보통에 따르면 워렌 스펙터마저 극찬을 했다는군효 ㄷㄷ.. 하긴 7년 넘는 시간을 부어서 만든 모드니 퀄리티는 정말 요새 나오는 게임들보다 훨씬 좋긴 합니다. 신기하게도 인디 제작사에서 만든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성우 연기 쪽에서도 1편을 억광년 추월하는 모습을 보이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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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익명 / 헐... 모드인데 음성 연기까지 들어갔군요. 대단한 정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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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리뷰보다 시프2 생각나서 해보려 했는데,

    비공식 패치들이 엄청 나와있더군요. 윈도7에서

    풀HD해상도 지원도 되고 각종 그래픽패치 다 까니까

    그렇게 보기에 구리지는 않더군요. 진짜 재밌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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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리어 / 재밌습니다. 진짜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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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오늘 엔딩을 봤는데 참.. 인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아주 좋은 느낌이고 후반은 그럭저럭 할만했는데 중반이 너무 늘어지더군요. 특히 중후반은 2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땜에 겨우 이겨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플레이타임을 70%정도로 줄였다면 훨씬 나았을것 같아요. 스토리 길이상으로 봤을때 그정도 길이로도 충분히 다 표현할 수 있는 분량이고, 차라리 몇개의 스테이지는 분기형식으로 구성했으면 늘어지지도 않고 훨씬 타이트한 구성이 되었을것 같은데.. 아니, 아예 스테이지 자체를 줄이고 밸런스를 좀 손보지.


    스테이지 구성은 중후반에도 꾸준히 평타 이상은 쳐준다는 느낌이었지만 슈팅이나 잠입이 지독스럽게 허접해서 스테이지구성도 전혀 부각이 안되더군요. 거기다 어떤 루트를 선택하든 큰 유불리가 없기땜에 전혀 고민할 필요없이 처음으로 눈에 띄는길로 가면 끝이더군요. 좀 더 다양한 가능성 중에 고민하는 형태였다면 좋았을것 같지만..

    성장시스템은 좋은 스킬과 안좋은 스킬이 뻔히 보이는 구성에 어그들도 설명만 봐도 절대 안쓸거 같은게 뻔히 보여서 밸런스도 하나도 안맞더군요. 플레이가 구려서 스토리에 기대를 걸었더니





    (여기부터 스포)근데 스토리상 반전이 있었나요? 전 왜 반전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죠? 데덜러스랑 헬리오스가 합쳐지는게 반전인가요? 아님 반전이라고 해놨는데 전혀 반전으로 안느껴질정도로 진부했다거나..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굉장히 우습게 느껴지더군요. 초반에 쏟아지는 문서들이나 대화에서 '음모론으로 제대로 썰풀어주지.'하길래 긴장빨고 기대하고 있었더니 막상 스토리는 음모론이 없어도 아무 상관없는 스토리 여서 참 시시했죠. 에셜론과 하나가 되어 전 지구를 통치하겠다, 사람들은 신을 숭배했고, 권력을 숭배했고, 이제는 절대적인 AI를 숭배할 것이다. - 어쩌면 얘기하는 방식에 따라서는 괜찮을수도 있는 소재였지만 이 데우스엑스1에서는 엄청나게 진부하게 느껴지더군요.

    음모론과 관련이 없는듯이 시작해서 후반에 갑작스럽게 음모론을 등장시키는게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음모론썰을 미친듯이 풀어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안놀라울정도로 밑밥을 깔아놓은 상태에서 식상한 스토리를 던지니 더욱 허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미스테리한 51구역에 직접들어가서 외계인을 보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일루미나티가 씨부렁대는데 동네 배나온 아저씨의 잔소리 정도로밖에 안느껴지데요.


    전체적으로 평범한 게임의 느낌이었지만 재미수준 이상으로 뭔가 비호감인 게임이라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네요. 위에보니 네임리스 모드 이야기도 있는데 이 게임 기반의 어떤것을 하고 싶지않은 그런 느낌이에요. 이 비호감이 어디서 오는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2편에 대한 가능성은 보이더군요. 사소한 행동에 대한 반응, 자잘한 분기 같은데서나, 스테이지구성이나 뭔가 완전히 허접하기보단 뭔가 가능성은 느껴지는 느낌이었어요. 수중연구소는 정말 심해 느낌 나더군요. 직접 보니 왜 그 비주얼을 칭찬했는지 알겠습니다. 바이오쇼크1도 해봤기 땜에 그 창밖풍경도 기억하는데 정말 비교되긴 하더라고요. 바이오쇼크랑 플레이 감각도 매우 비슷한듯 한데요. 극초반부터 극후반까지 플레이양상이 별 변화없이 계속되고 진부한 스토리를 장엄한 말투로 거창하게 떠벌리고 플레이타임이 스토리에비해 말도안되게 길어서 중후반이 극복대상이라는 점..

    근데 데우스엑스1 스토리는 영 아니던데 2편은 스토리가 괜찮다니 의외인데요? 조만간 2편을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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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세계를 맛보실겁니다 2편은. 그냥 한번 해보시라는 말 뿐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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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플레이한지 오래되서 스토리가 거의 기억이 안나네요. 하여튼 반전이 많았는데 이쪽장르의 너무 뻔한 클리셰로 점철되 있어서 에이 설마 이정도까지 뻔한 스토리는 아니겠지 하던게 다 맞아떨어졌다는것만 기억납니다.-_-; 2편 스토리는 여기에 비하면 휴고상급.-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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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뻔한 수준을 넘어서 그냥 시작 스테이지서부터 반전이 있을꺼라고 다 알려주는 수준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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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ㅋㅋㅋ기억에 안나니 별 개성없었을 거라니 ㅋㅋ 너무 성의없는 말 아닌가요? ㅋㅋㅋ
    납득가긴 하지만요. 시프가 모티브가 되었다지만 시프와는 달리 맵이 무진장 넓어진 기분이 들더군요.
    시프야 넓다고 해봐야 정원크기의 평지가 펼쳐진거 몇가질 제외하면 크기면에선 그리 크진 않았던데 반해
    여기선 1탄부터 넓은 공원같은 공간이 주어지니..
    덕분에 잠입 요소가 약해진 느낌도 듭니다. 시프는 아무래도 좁은 공간이 주가되다보니
    적과의 조우가 치명적인 경우가 많았는데 데이어스 엑스는 공간도 넓고 하다보니 적이 멀리서 보이면
    별 긴장이 안드네요. 사실 시프도 데이어스 액스같이 공간이 주어진다면 그리 긴장할거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사실 시프 AI가 그리 좋은편이 아닌지라 거기다 시야도 사실은 그리 좋지 않은거 같거든요.
    어쩌다 통로로 나가니 저멀리 경비가 있어서 들켰다 싶었는데 눈치채지 못한다던가 하는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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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첫번째 레벨이면 헬즈키친 말하는건가요?
    튜토리얼이나 다름없는 첫 섬은 그리 대단한거 같진 않아서요.
    후속작격인 HR과 비교하면 그래도 가진건 있어요 ㅋㅋ
    물자 부분(주로 바이오셀, 락픽, 멀티툴, 폭탄)은 그래도 부족할때라도 있으니까요 ㅋㅋ
    그거때문에라도 맵을 탐색하게 하기도 하고
    이게 데엑1이 진짜 물자가 없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건지 아니면 3편이 물자를 쓸일이 너무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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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론 첫 섬자체가 개쩌는건 아니지요. 스테이지가 일직선이 아니고 자기가 루트 구상해볼 수 있도록 했던 점이 좋았던거죠. 이 정도 구성과 이런 방향성이면 뒤로갈수록 개쩔겠다는 기대감이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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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확실히 다 깨고나서 병사들이 다 처치한 뒤에 돌아보면
      진입로가 정말로 다양하다는걸 알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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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첫번째 레벨이 아직도 기억에 남을만큼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상당히 넓은 맵에서 거의 완전한 비선형 구조를 갖춘데다가 다양한 문제해결을 내세울때 드러나기 쉬운 작위적인 배치같은것도 못느꼈어요. 또 그안에서 레벨디자인과 깔끔하게 부합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펼쳐지는것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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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무래도 쉬운 해답이 매우 가까이 있기도 하고
      잠입이 허접해서 돌아다니는데 지장이 없는것도 있고
      어짜피 깨고나면 마음대로 돌아다닐수 있기에 약하게 느껴지는걸지도요.
      만약 잠입이 좀더 어렵거나 깨고나면 자유롭게 탐색이 안되게 됬다면 그런 다양한 진입로가
      의미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상황이나 거기에 있는 다양한 요소나 잠입로 등은 확실히
      훌륭한 편이었어요. 깨고나서 본거라 별 의미가 없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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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데엑1은 그냥 GEP건 가지고 뻥뻥 날려대서 락픽 부족할때가 한번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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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해서 아껴썼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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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여기 명작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당시 환경이 어땠는지 생각을 안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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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때 당시 환경 타령할거면 이 블로그에서 까인 스톤킵도 명작에 속합니다 웃기게도 게임 잡지가 그나마 제데로 돌아가던 시절에 RPG 상까지 받았던 작품인걸요? 하지만 직접 해보면 던전마스터보다 조잡하고 주시자의 눈이나 랜드 오브 로어보다 볼품이 없는 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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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것도 비슷하죠. 사람들이 데엑의 다양한 방법을 칭찬하는게 이 글쓴이 입장에선 어이가 없을겁니다.

      이미 웨이스트랜드나 폴아웃에서 구현했던거고 울티마도 일부 작품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 하는게 가능합니다. 마치 그런게 새로운 방식인것마냥 칭찬하는게 이해가 안갈만하죠.

      그 당시 환경 같은 말에서 벗어나서 이 글쓴이가 주장하고자 하는 부분에서 틀린 부분은 찾기 힘듭니다. 데엑1은 슈팅이 잘난것도 아니고 스텔스 플레이가 잘난것도 아닌건 사실이거든요. 모드로 커버가 가능하겠지만 모드로 커버가 불가능한 게임이 극소수인점을 생각하면 단점이 가려지는것도 아닙니다.

      이 글쓴이의 스토커 시리즈 평가만 보더라도 슈팅만 잘하더라도 평이 좋게 적히죠. 스토커는 상호작용이나 방법만 따지면 데엑1보다 못하는데도 말이죠.

      블로그를 접어서 디스아너드를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디스아너드가 데엑1 개선판에 가까우니 디스아너드는 호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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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야숨이 찬양받는것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몇몇 물리적 상호작용이 괜찮다고 엉망인 퀘스트나 핵심은 무시하고 찬양하는 느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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